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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새 대통령, 선거조작설·빈곤·폭력과 싸워야

등록 2023.03.02 07:27:53수정 2023.03.02 07:5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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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당선자 티누부, 사상 최초로 50% 이하 지지로 당선

70세 고령, 거부가 된 배경도 의심 받아

야당 후보들은 승리 인정 안해 소송 예고

[아부자=AP/뉴시스]1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의 대통령 선거에서 집권 여당 범진보의회당(APC) 볼라 티누부 후보(사진)가 당선됐다. 나이지리아 독립선거관리위원회는 나흘 가까이 진행된 혼란스러운 개표 이후 이날 오전 일찍 개표 결과를 발표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아부자=AP/뉴시스]1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의 대통령 선거에서 집권 여당 범진보의회당(APC) 볼라 티누부 후보(사진)가 당선됐다. 나이지리아 독립선거관리위원회는 나흘 가까이 진행된 혼란스러운 개표 이후 이날 오전 일찍 개표 결과를 발표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아부자( 나이지리아)=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나이지리아의 대통령 선거에서 집권 여당 범진보의회당(APC) 볼라 티누부(70) 후보가 당선됐지만 사상 최초로 50%이하 지지율(37%)로 당선된데다 투표조작 의혹과 소송전,  뿌리깊은 빈곤· 폭력과의 전쟁 등 험난한 앞날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 주말 25일 실시된 나이지리아 선거는 투표도 다음 날 이후까지 지연된 곳이 많았다.  게다가 나흘 가까이 진행된 혼란스러운 개표 이후 1일 오전 일찍 개표 결과를 발표했지만 야당 후보들은 아직도 티누부의 승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70세의 티누부는 879만표를 얻으며 주요 야당 도전자인 인민민주당의 아티쿠 아부바카르 후보의 698만표를 앞섰다.

한때 당선이 유력시 되었던 노동당 후보  피터 오비는 610만표를 얻어 3위에 그쳤지만 나이지리아의 최대 도시이자 상업 중심인 라고스 시와 수도 아부자에서 승리했다.

티누부 당선인은 오랜 기간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가진 '정치적 대부'로 알려져 있다.  그는 경영학 공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 택시 운전사로 일하며 공부를 마친 뒤 경영 컨설턴트로 활동했다.  나이지리아로 돌아온 뒤 1990년대 군사정권 말기부터 정치에 관여하게 됐다.

하지만 나이지리아 정치인들 가운데 가장 부유층에 속하는 티누부가 30여년간 어떻게 그런 부를 축적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고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젊은 층 유권자들은 70세 고령의 티누부가 세계 최대 산유국중 하나이며 인구 2억여명의 대부분이 빈곤층인 나이지리아를 제대로 이끌어 갈지,  경제적 기회 균등 보장과 폭력 근절 등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심하고 있다.

 향후 정치 경제 개혁등  통치 방향도 아직 밝혀진 것이 없고 불분명하다.

야당은 투표 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상당수 투표소에서 투표가 지연됐고 기술적인 장애로 중앙 웹사이트 결과 업로드에 차질이 생겨 투표 조작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영국의 국제문제 싱크탱크인 채텀하우스의 아프리카 담당 리나 코니 호프만아타르 선임연구원은 "그의 엄청난 재산은 지난 20년 동안 라고스 지역 주지사 자리를 장악하고 있는 동안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정치인으로 오랜 세월 동안 제대로 감사나 검증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욜라(나이지리아)=AP/뉴시스]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25일(현지시간) 무함마두 부하리 대통령의 후임을 뽑는 대통령 선거가 시작됐다. 나이지리아 욜라의 한 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를 하고 있다. 2023.02.25

[욜라(나이지리아)=AP/뉴시스]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25일(현지시간) 무함마두 부하리 대통령의 후임을 뽑는 대통령 선거가 시작됐다. 나이지리아 욜라의 한 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를 하고 있다. 2023.02.25

하지만 티누부는 당선후 대통령직에 자신감을 보이며 지난 해 말부터 주장한대로 "이제는 내 차례다.  한번 해볼만 하다"는 말을 하고 있다.

그는 무슬림이며  이슬람교가 지배적인 나이지리아에서  무슬림의 지지로 현직 부통령을 비롯한 20여명의 여당 후보 경선자를 물리치고 여당후보로 선출되었다.

 이번 선거에서 공식 발표 37%의 득표를 했다.  29%를 득표한 제1야당 후보 아티쿠 아부바카르, 25%를 득표한 3위의 오비를 누르고 당선된 티누부는 5월 29일 취임식이 예정돼 있다.

하지만 야당 후보들이 개표결과의 공식발표 뒤 몇 시간만에 기자회견에서 선거결과에 불복한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가 선거법에 따라 적법하게 치러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송전을 예고했다.

하지만 주지사 재임 당시 온갖 술수와 정치적 연줄을 동원해서 장기간 재임에 성공했던 끈기와 술수의 대가  티누부는 야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신임 대통령직을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그의 텃밭인 라고스가 노동당의 오비 후보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것은 티누부가 소속된 여당에 불리한 신호이다. 극심한 빈부차와 혼란을 국민들이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조짐이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최대의 인구와 무한한 석유매장량을 가진 나이지리아는 2050년에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3위 인구대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티누부 정부의 순항 여부를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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