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공직자 극단선택 왜?…"명예 손상·이타적 결정도 원인"

등록 2023.03.11 08:00:00수정 2023.03.13 10:37:4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공직 있던 이의 극단 선택은 일반적 자살과 유형 달라"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국민 속으로 경청투어'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3.03.10. jtk@newsis.com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국민 속으로 경청투어'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3.03.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지사로 재직하던 시기 비서실장을 지낸 전직 공무원이 숨진 채 발견되는 등 사회적 의혹에 관련된 참고인이나 피의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가 거듭 발생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범죄 의혹이나 사회적 이슈에 연루되면서 손상된 명예가 극단 선택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 조직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이타적 자살'도 피의자 수사 과정에서 종종 발생한다고 말한다.

11일 경기 성남수정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6시40분께 전 경기도지사 비서실장 전모 씨가 성남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초 전 씨 아내가 "현관문이 잠긴 채 열리지 않는다"고 119에 신고했고, 구급대원들이 문을 강제 개방한 뒤 숨져 있는 전 씨를 발견해 경찰에 인계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전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 대표 의혹과 관련해 숨진 인물은 이번이 5번째다.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유한기 전 개발사업본부장과 김문기 전 개발1처장이 2021년 12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지난해 1월에는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한 시민단체 대표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대표의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배모씨의 지인도 지난해 7월 숨졌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시민들이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의 극단적 선택에 대한 이 대표의 발언을 시청하고 있다. 2023.03.10.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시민들이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의 극단적 선택에 대한 이 대표의 발언을 시청하고 있다. 2023.03.10. [email protected]


사회적 이슈가 된 사건에 관련된 이들이 극단적 선택에 나서는 사례가 거듭되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의혹 제기나 수사 과정에서 겪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주목한다.

한국범죄심리학 회장을 지낸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과 교수는 "외로움이나 고독감 등에 의한 자살과 공직에 있었던 이들이 관련 의혹을 받던 중 자살을 하는 경우는 그 유형이 다르다"며 "수사 과정에서 극단 선택을 하는 대부분은 언론 보도 등의 이유로 자기 피의 사실이 주변에 알려져서 평소 다른 사람이 자신에 대해 갖고 있던 긍정적인 이미지가 크게 손상당하는 경우다"고 설명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도 "자신의 명예와 존엄이 삶의 우선이 되는 공직자는 자신의 정체성과 일치하지 않는 사건이 터져 명예가 손상되면 그것이 삶의 큰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사망한 전씨는 "열심히 일했을 뿐인데 검찰 수사 대상이 돼 억울하다"는 취지로 주변에 토로하며 검찰 조사 등을 받는 과정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범죄 심리학 전문가들은 피의자나 참고인의 수사 일선에서 조직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이타적 자살'도 드물지만 종종 일어난다고 한다.

김 교수는 "간혹 조직에 속해있는 구성원이 조직의 목표나 가치, 조직 그 자체를 보호하기 위해서 목숨을 끊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대부분 단독 범행에서는 이런 극단적인 선택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며 "다른 사람이 엮여있거나 조직적인 범죄에서 조직을 위해 극단선택을 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죽음이 더는 존엄하지 않게 된 사회 분위기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임 교수는 "최근 연이어 발생하는 극단 선택들은 '죽음의 무게가 가벼워졌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살아서 억울함을 풀고 명예를 회복하는 것이 떳떳하고 바람직한 길이지만, 언제부터인가 죽음이 쉬운 길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죽음이 가벼워지는 것은 분명한 사회 문제"라고 꼬집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