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둔화에 SVB 대응까지…분주해진 산업부, 연일 '긴급회의'
美 SVB 사태에 곧바로 차관 주재 회의 소집
대외 상황 탓에 성과 어려워…"힘 빠질라" 우려
[서울=뉴시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이 9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 에서 열린 '제1차 중견기업 혁신펀드 조성·운용 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3.03.0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14일 산업부에 따르면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전날 3월 업종별 수출 동향과 SVB 파산사태와 관련한 수출 영향을 살펴보기 위한 민관합동 품목별 수출동향 점검회의를 긴급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 장 차관은 "반도체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며 전반적인 수출 여건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SVB 사태와 관련해선 "현재까지 우리 수출에 대한 영향이 직접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으니 예의주시하고 대응체계를 갖춰 나가겠다"고 밝혔다.
수출 상황을 주도해야 하는 산업부는 지난 주말 사이 SVB 파산 사태가 발생하자 수출 유관기관을 일제히 소집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SVB 이슈가 생기면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무역보험공사, 무역협회 등 세 군데가 이번 회의에 추가로 들어왔다"며 "이번 이슈로 어떤 영향이 있을지 현지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해외조직이 있는 곳에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달 절반이 채 지나지 않는 시점이지만, 산업부가 '긴급'을 붙인 장·차관급 회의만 벌써 세 번째다. 지난 8일 산업부는 이창양 산업부 장관 주재로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등 26개국의 상무관(산업통상자원관) 회의를 긴급 개최했다. 지난 2일에도 이 장관 주재로 19개 부처의 수출투자책임관(실장급)이 참석한 '수출투자책임관회의'가 긴급하게 열린 바 있다.
무역적자가 1년째 이어지며 상황이 엄중한 만큼 수출에 힘을 보태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산업부가 발 빠르게 현안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긴 어려운 상황에서 내부 직원들이 힘이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무역적자가 장기화하는 지속되는 이유는 대외적인 이유가 크다. 최근 무역수지 적자의 배경에는 중국 등 글로벌한 수요가 줄어들며 반도체 수출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역시 자동차·이차전지 등 자동차 관련 품목 등은 역대급 수출 성과를 이어가고 있지만, 반도체가 42.5% 급감하며 수출을 끌어내린 바 있다.
이에 관료들이 모여 머리를 맞댄다고 해도 가시적인 대응책을 내놓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 교수는 "최근 수출이 안 되는 건 근본적으로 국가 경쟁력 하락에서 오는 문제"라며 "반도체 산업 이외에 수출이 되는 제조업이 많이 사라진 상황에서 정부도 답이 없어 답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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