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런 X밥이"...인천 서구의회, 욕설 진실 공방
"원정 추태"…연수 중 술자리 비난도
[인천=뉴시스] 이루비 기자 = 부산 연수 중 벌어진 인천 서구의회 의원 간 욕설 의혹 사건을 두고 주민들의 비난이 가열되고 있다.
교육 연수라는 목적과 다르게 첫날 저녁부터 호프집에서 술판을 벌인 것 자체가 더 문제라는 지적이다.
5일 서구의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구의원 20명은 의원 역량 강화 교육을 위해 부산으로 2박3일 연수를 떠났다.
사건은 연수 첫날인 3월27일 오후 8시30분께 부산의 한 호프집에서 벌어졌다. 뒤풀이 형식으로 진행된 자리에는 의원 격려 차 방문한 강범석 서구청장도 참석했다.
욕설 피해를 주장하는 김미연 의원은 "술을 마시던 중 A의원이 강범석 구청장에게 서구복지재단 설립 반대 입장을 밝혔고 언행이 점차 거칠어졌다"고 말했다.
그러자 다른 의원들이 불쾌감을 표하거나 A의원을 만류했고, 강 구청장을 다른 테이블로 이석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김 의원은 A의원에게 "건배하고 지금 일은 털어버리자"고 말했다. 그러자 A의원이 "아 이런 X밥이"라고 욕설했다는 것이 김 의원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A의원 측은 강 구청장과의 논쟁으로 기분이 상한 상태에서 복지재단을 지칭한 표현일뿐 오해가 있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러자 김미연 의원은 "진실을 제대로 밝히겠다"면서 이날 인천 서부경찰서에 모욕 등 혐의로 A의원을 고소했다.
하지만 지역사회에서는 해당 욕설의 진위를 떠나 교육 연수 중 술자리를 가진 것 자체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구 주민 30대 B(여)씨는 "구민을 대표한다는 사람들이 혈세로 간 연수에서 술판을 벌였다"며 "문제의식조차 느끼지 못하는 그들의 당당한 태도가 더 충격적"이라고 성토했다.
또 다른 주민 C씨는 "부산까지 가서 술잔을 돌리는 것도 모자라 원정 추태로 이게 무슨 서구 망신이냐"고 힐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서구의회 측은 "연수기간이라고 해서 하루 24시간이 다 공식 일정에 포함되진 않는다"면서 "당시 뒤풀이 자리는 의원들이 첫날 공식 일정을 다 마친 상태에서 참석한 사적인 자리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연수 중 저녁에 모이는 것도 일정 중 하나로 봐야 한다"며 "의원들이 진정 주민을 생각했다면 연수를 연수답게, 건전하게 다녀왔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 술자리에는 의회 직원들을 비롯해 연수에 참가한 대부분의 인원이 참석했다는 점에서 연수의 연장선이었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편 이번 연수 예산에 해당 뒤풀이 비용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당시 누가 어떤 방식으로 비용 처리를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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