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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현 원불교 군종 교무 "군복만 입어도 세계 평화 기여"[문화人터뷰]

등록 2023.06.24 05:40:00수정 2023.06.24 05:4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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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강동현 원불교 군종교구 칠성교당 교무가 지난 16일 서울 동작구 원불교소태산기념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6.24.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강동현 원불교 군종교구 칠성교당 교무가 지난 16일 서울 동작구 원불교소태산기념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6.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일당백의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강동현(41) 원불교 군종교구 칠성교당 교무는 육군에 단 3명 뿐인 원불교 군종장교다. 원불교 군종은 2006년 3월 국방부로부터 정식으로 병적편입 종교로 승인받은 후 개신교, 천주교, 불교와 함께 군에서 대한민국 4대종교로 활동하고 있다. 나라를 지키는 군 장병들의 무형전력 강화와 인성교육 함양을 목표로 한다.

2011년 원불교 교무가 된 그는 2014년 군종 교무 육군 대위로 임관했다. 임관할 때 국방부장관상, 대위지휘참모과정에서는 교육사령관상도 받았다. 현재 군종교구 사무국장을 맡으면서 2018년부터 육군자살예방교육 교관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호국의 달인 6월 마지막 날 전역을 앞두고 있다.

강 교무는 지난 16일 서울 원불교 소태산 기념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부족한 실력으로 많은 역할을 감당할 때도 있어 전역 그 자체로 홀가분하다"면서도 "받은 은혜에 비해 보은을 못 한 것 같아 아쉬운 마음도 있다"고 했다.

강 교무는 "원불교 군종이 승인된 지 올해 17년째로 그 역사의 절반 이상을 함께 했다"며 ".그 자체로 영광"이라고 했다. "한편으론 무겁고 벅차기도 했어요. 혼자서는 할 수 없었습니다. 음과 양으로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죠."

20대에 백령도에서 해병으로 국방의 의무를 마친 강 교무는 군종장교의 길을 택하면서 평생 한 번도 가기 쉽지 않은 군대를 두 번 가야 했다.

그는 "교단 명에 따라 임관했다"며 "훌륭한 동지들도 많아서 나는 군종 장교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교단의 파송 명령 후엔 '위공망사(爲公忘私)' 즉, 공적 일을 위해서는 개인 일은 잊는다는 심법으로 군종 장교 임관을 준비했고, 임관했다"고 털어놨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강동현 원불교 군종교구 칠성교당 교무가 지난 16일 서울 동작구 원불교소태산기념관에서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3.06.24.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강동현 원불교 군종교구 칠성교당 교무가 지난 16일 서울 동작구 원불교소태산기념관에서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3.06.24. [email protected]


임관 후 호국과 종교적 가치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군종장교로 임관한다고 하니 스승님이 '세계평화'라는 글귀를 써줬어요.  총을 쏘는 것도 '세계평화를 위한 일임을 장병들의 가슴에 새겨주라'는 뜻이었죠. 아직 공부가 미약해 완벽히 그 뜻을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장병들에게 군복을 입는 것만으로도 평화를 파괴하는 적의 도발을 억제하니 군무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라고 알려주고 있습니다."

원불교를 잘 모르는 이들과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도 중요한 일이었다.

"군에서 원불교를 모르는 사람들은 저의 모습을 통해 원불교를 보게 돼요. '여리박빙(如履薄氷)', 다시 말해 얇은 얼음 위를 걷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부담이 많이 됐지요, 원불교 수행과목인 주의(注意)와 조행(操行) 공부에는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심적으로 많이 자유로워졌습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강동현 원불교 군종교구 칠성교당 교무가 지난 16일 서울 동작구 원불교소태산기념관에서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3.06.24.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강동현 원불교 군종교구 칠성교당 교무가 지난 16일 서울 동작구 원불교소태산기념관에서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3.06.24. [email protected]


그는 축구를 통해 기독교·천주교·불교 등 다른 종교의 군종장교들과 돈독한 관계를 이어갔다. "이웃 종교 군종장교들은 가장 가까운 전우이자 선의의 경쟁자입니다. 군대 하면 축구를 빼 놓을 수 없잖아요. 군종참모 중 기독교 목사였던 분과는 축구에 있어서 영혼의 단짝이었어요. 완벽한 투톱이었기에 눈빛만 봐도 서로 통했죠."

축구 이야기를 할 때 차분했던 강 교무의 목소리는 한 톤 높아졌다. "군대 축구를 군대스리가라고 하죠. 남자들이 단순히 군대에서 축구했다고 얘기한다고 하지만 저는 축구 그 자체에서 단결이, 전우애가 나온다고 생각해요."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강동현 원불교 군종교구 칠성교당 교무가 지난 16일 서울 동작구 원불교소태산기념관에서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3.06.24.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강동현 원불교 군종교구 칠성교당 교무가 지난 16일 서울 동작구 원불교소태산기념관에서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3.06.24. [email protected]


강 교무는 전역 후에도 장병들을 위해 계속 봉사할 계획이다. 그래서 2019년 육군자살예방교육 교관 자격증도 취득했다.

그는 "종교인은 나를 살리는 동시에 다른 사람들을 살리는 사람"이라며 "잘살 수 사람을 더 잘 살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극단적 선택까지 몰린 장병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 자살사고 예방으로 누구나 안전하고 의미 있게 군 복무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도우미, 지킴이가 되는 것이 내 버킷 리스트이자 희망 사항입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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