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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北 ICBM 논의 또 빈손……北 "ICBM은 자위권 행사"(종합2보)

등록 2023.07.14 08:52:46수정 2023.07.14 09: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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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5년 만에 공개 발언…"한반도 극단적 상황, 미국 움직임에 달려"

한미일 VS 북중러 공개 대립…中, 나토 불만 드러내기도

[뉴욕=AP/뉴시스]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가 1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3.07.14.

[뉴욕=AP/뉴시스]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가 1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3.07.14.

[워싱턴=뉴시스]김난영 특파원 =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논의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개회의가 또 빈손으로 끝났다. 이날 한국과 북한이 참석하며 회의에서는 한미일과 북중러 대립 구도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한미일 "北 너무 많은 도발…안보리 침묵 개탄스러워"

제프리 드로렌티스 유엔 주재 미국 부대사는 13일(현지시간) 열린 북한 ICBM 관련 안보리 공개 회의에서 "북한은 ICBM을 포함해 2023년에만 20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라며 "핵무기 투발 시스템을 20번 실험한 것"이라고 말했다.

드로렌티스 부대사는 이어 "불운하게도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모든 안보리 이사국이 북한의 탄도미사일·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맞서야 하지만 '두 이사국'이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발언이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은 (북한의 도발에 맞서) 이사회가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막았다"라며 북한이 이런 상황에서 도발을 반복함으로써 대담해지고 심지어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드로렌티스 부대사는 이날 회의에 북한 대표단도 참석한 점을 거론, "북한이 오늘의 참여로 전제 조건 없는 의미 있는 대화에 관여할 준비가 됐다는 점을 보여주기를 바란다"라며 그러지 않는다면 안보리가 단합해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일본에서는 시노 미츠코 차석대사가 나서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규탄하고, "너무나 많은 도발이 있었고, 그리고 실질적이고 책임 있는 조치가 없는 회의가 이뤄졌다"라고 지적했다.

미츠코 차석은 "이 도전을 직면하는 건 우리의 의무"라며 "이것은 뉴 노멀이 돼선 안 된다"라고 했다. 아울러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결말이 돼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황준국 유엔대사도 회의에 참석했다. 황 대사는 이날 "지난해 초부터 북한은 90발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라며 "이는 북한이 주 1회 이상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 대사는 이어 "북한의 반복적인 무모한 행동에 안보리가 계속 침묵하는 건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하고, 안보리의 단합 대응을 촉구했다. 안보리 내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공개 회의 재개도 요청했다.

중러 "한반도 인근 美군사활동 반대"…中, 나토 공개 반발도

반면 장쥔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북한의 도발 책임을 미국과 서방에 돌렸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한다면서도 "우리는 특정 국가가 한반도에서 군사 활동을 수행하며 반복된 전략 무기 전개와 군사적 압박 고조를 우려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과 다른 국가는 오랫동안 북한을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고, 북한을 막대한 안보 위협에 처하게 하는 제재와 압박에 집착해 왔다"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 4월 발표한 한·미 워싱턴 선언과 확장억제 강화를 거론하기도 했다.

지난 11~12일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도 거론했다. 중국의 강압적 정책을 다룬 나토 공동성명이 "기본적 사실을 무시하고 중국을 상대로 부당한 공격을 한다"라는 것이다. 그는 "중국은 이런 위선적인 권고를 단호히 거부한다"라고 했다.

[뉴욕=AP/뉴시스] 황준국(왼쪽) 주 유엔대사가 1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참석해 김성(오른쪽) 북한 대사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3.07.14.

[뉴욕=AP/뉴시스] 황준국(왼쪽) 주 유엔대사가 1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참석해 김성(오른쪽) 북한 대사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3.07.14.

장 대사는 아울러 "일부 나토 회원국은 핵 공유와 핵 동맹을 증진하는 이중잣대를 자행하고 있다"라며 "진정한 문제적 대상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토다. 중국을 향한 나토의 비난은 전적으로 근거가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러시아에서는 안나 이브스티그니바 부대사가 나서서 "동북아시아와 한반도의 안보를 위협하는 모든 종류의 군사 활동을 반대한다"라며 이번 회의와 별개로 미국과 한국, 일본의 활동을 주목하라고 했다.

그는 한미일이 "소위 확장억제라는 개념의 일환으로 역내 훈련과 군사 협력을 증진하고 있다"라며 "이것이 현재 일어나는 일의 맥락을 이루는데도, 이사회 몇몇 이사국은 이 사실을 간과한다"라고 했다.

이브스티그니바 부대사는 "6월 중순 미국 핵추진잠수함이 한반도 인근에서 훈련했고, 6월 말에는 미국 전투기와 전략폭격기가 참가하는 다수의 한미 훈련이 이뤄졌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행동이 동북아시아뿐만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에 불안정한 영향을 준다는 점은 명백하다"라고 했다. 나토 군사 인프라를 이 지역으로 일부 옮겨 오려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이브스티그니바 부대사는 이런 지적을 토대로 이사회가 '모든 관계 요소'를 고려해 한반도 정세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5년 만에 참석한 北 "ICBM은 자위권…한미훈련 핵전쟁 촉발 위험"

김성 유엔 주재 북한 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우리의 신형 ICBM 실험 비행은 이웃 국가의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며 "자기방어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반도의 군사 안보 패턴은 냉전 시대를 넘어선 핵 위기에 직면하는 상황으로 다가가고 있다"라며 지난 4월 채택한 한·미 '워싱턴 선언'을 거론, "북한에 대한 핵 결전의 플랫폼"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그는 워싱턴 선언에 담긴 핵협의그룹(NCG) 창설을 두고 북한을 향한 핵무기 사용 계획이라고 비난하고, 미국과 일본, 한국 간 핵 동맹의 토대가 되리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핵자산을 동원하는 한미 군사 훈련은 한반도에 핵전쟁 재앙을 촉발할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라며 "한반도에서 극단적인 상황이 전개될지는 향후 미국의 움직임에 달렸다"라고 엄포를 놨다.

북한이 안보리 회의에 직접 참석해 발언한 건 지난 2017년 이후 약 5년 만이다. 이날 회의는 이전 북한 미사일 관련 회의와 마찬가지로 별다른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끝났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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