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어쩌나"…철도 파업에 전광판 바라보며 '발동동'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전국철도노조 총파업 첫날인 14일 오후 광주 광산구 송정역 안내판에 파업에 따른 운행 중단 공지 문구가 나타나고 있다. 2023.09.14. [email protected]
[전국=뉴시스]김도현 정재익 이상제 김민지 기자 = 전국철도노동조합이 14일 오전 9시부터 4일 동안 1차 총파업에 돌입했다.
오전 출근시간대 전국적으로 큰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퇴근길 직장인들은 몸살을 앓았다. 총파업 사실을 몰랐던 고령층이나 외국인들도 열차 운행 차질로 피해를 겪었다.
오전 출근길 큰 혼란 없어…퇴근 시간대 혼잡
노조의 파업 시작이 시작되기 전 출근 시간대에 기차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큰 불편 없이 기차를 이용했다. KTX 운행률은 이날 오전 9시를 기준으로 97.3%에 달했다.
대전역 내부에는 “전국철도노동조합 파업으로 일부 열차 운행이 중지됐다”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문이 전광판을 비롯해 곳곳에 있었고 같은 내용의 안내방송이 일정 시간마다 계속해서 나오기도 했다.
파업 전 시민들은 큰 불편 없이 기차를 이용했지만 파업이 시작된 뒤 일부 열차의 운행이 중단되기 시작하면서 승객들이 불편을 겪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황급히 매표소에 줄을 서 기차표를 바꾸거나 기존에 예매했던 KTX를 취소하고 다른 기차를 이용하며 불편함을 겪었다.
충남 논산에서 휴가를 나온 20대 군인들은 “평소 휴가를 나오며 기차를 타면 4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이번 파업으로 기존에 이용하던 기차를 타지 못했다”라며 “결국 직접 이동하는 기차가 아닌 돌아가는 기차를 이용해 평소보다 1~2시간은 더 걸린 것 같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오후 6시 퇴근길에 만난 40대 직장인은 "내일이 걱정이다. 오늘 오전 출근은 정상적으로 철도가 운행해 별다른 일을 없었지만 파업이 본격 시작되는 내일부터는 불편하더라도 승용차를 가지고 나오려 한다"고 말했다.
서울역에서 대전으로 향하는 50대 직장인은 "급한대로 가장 빠른 입석 열차표를 구했다"면서 전광판을 초조하게 바라보며 발을 동동 굴렀다.
시멘트 출하 큰 지장 없어…"장기화 땐 차질"
코레일 등에 따르면 제천역의 경우 중앙선과 충북선, 태백선 등 일부 열차의 운행편이 감축됐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철도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14일 오전 서울역 내 전광판에 파업에 따른 일부 열차 운행중지 안내가 나오고 있다. 철도노조는 이날 오전 9시부터 18일 오전 9시까지 나흘간 1차 총파업을 시작한다. 2023.09.14. [email protected]
제천과 대전을 오가던 충북선 무궁화호 열차는 기존 20회에서 16회로 4차례 줄었고, 제천을 경유하는 KTX이음 등도 평소의 70% 수준으로 단축 운행하고 있다.
제천역 내부 곳곳에는 '철도노조 파업으로 일부 열차 운행이 중지됐다'는 문구가 적힌 안내문과 함께 운행중지 시간표가 붙었다. 이를 알리는 안내방송도 일정 시간마다 나왔다.
파업 이후 지역 시멘트공장 3사의 물류를 담당하는 화물열차가 80% 이상 멈춰서면서 지역 시멘트 업체는 기존 철도수송 물량을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등을 통한 육송 출하로 돌리고 있다.
단양지역 한 업체의 경우 하루 6000t가량을 철송 출하던 것이 이날 1200t 정도로 80%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는 하루 평균 제천 아세아시멘트 1만1000t, 한일시멘트와 성신양회는 각 2만여t의 시멘트를 출하해왔다. 이 가운데 40%가 철송 출하다.
시멘트 업체들은 비축한 재고 물량이 있어 단기적인 피해는 크지 않겠지만, 파업이 1주 이상 장기화할 경우 출하에 큰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한 시멘트사 관계자는 "철송 물량을 육송으로 대체하는 등 큰 차질은 없으나, 전체 물량을 모두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파업 확대나 장기화가 이뤄지게 된다면 출하에 심각한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제천=뉴시스] 이도근 기자= 철도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14일 오전 충북 제천역에 파업에 따른 일부 열차 운행중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철도노조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오는 18일까지 나흘간 한시적 총파업에 들어갔다. 2023.9.14. [email protected]
부산역…영문 모르는 고령층 "왜 취소"
대전으로 향하는 열차를 타기 위해 부산역을 찾았다는 남모(50대)씨는 "노조가 파업을 한다는 이야기를 알고 있었지만 체감하진 못했다. 그런데 오늘 오전에 부산역 앞 광장에서 노조가 파업 출정식을 하는 것을 보고 실감이 났다"고 밝혔다.
경기 동탄에서 오는 가족의 마중을 나왔다는 문모(60대)씨는 "수서~부산 SRT의 예약 대란은 항상 있어왔던 문제라 파업이라고 해서 예약이 더 힘들거나 취소되는 등의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역사 내 안내센터 관계자는 이날 오전부터 많은 시민이 피해를 호소했으며, 특히 정보 소외계층의 고령자와 한국어에 능통하지 않은 외국인들의 피해가 컸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파업으로 인해 일정이 취소되거나 변경되는 열차들은 모바일 앱을 통해 약 2주 전부터 계속 알림을 보냈다. 하지만, 앱을 이용하지 않는 어르신들이나 뉴스를 통해 파업 소식을 듣지 못했던 분들은 역에 와서 '갑자기 왜 취소된 것이냐'며 따지곤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알림을 보내도 내용을 잘 알지 못하는 외국인분들은 역에 와서 두리번 두리번거리기만 할 뿐이었다"고 덧붙였다.
철도노조는 18일 오전 9시까지 파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필수유지인력 9200여명을 제외한 철도노조 조합원 약 1만3000명이 파업 참가 대상이다. 이들은 ▲공공철도 확대 ▲4조 2교대 전면 시행 ▲성실 교섭 촉구·합의 이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의 파업에 국토부는 대체인력을 투입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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