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섭 교수, "성장 위한 재벌 역할 재정립해야"[뉴시스 포럼-10년 후 한국]
신장섭 싱가포르 국립대 경제학 교수 기조연설
"성장형 기업 만들기 위한 기업 정책 지원해야"
"재투자보다 분배만 강조하는 단기 접근 안돼"
"기업 확장 차원의 재벌 필요, 상속세 대개편도"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가 2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청년, 그리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뉴시스포럼-10년 후 한국'에서 '발전국가 2.0의 제안-자유 기업과 지속적 중(中)성장의 새로운 틀'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3.11.23. [email protected]
신장섭 교수는 23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뉴시스 포럼 '10년 후 한국'에서 '지속적인 중성장 달성을 위한 발전국가 2.0 제안'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한국 경제는 비관론을 극복하고 '슘페터적 발전론'에 입각한 실천적 대안을 하루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 교수는 현재 한국이 당면한 저성장·노령화 등 여러 사회 경제적 과제를 관리하기 위해 최소 연 3~4% 중성장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가 분배에 신경쓰지 말고 우선 성장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신 교수는 "경제 성장은 새로운 기업이 만들어지고 기존 기업들이 성장하면서 나타나는 결과"라며 "분배 역시 많은 부분 기업의 성장 과정에서 파생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10년 후 한국의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위해 정부는 물론 우리 사회 전체가 '기업 중심의 경제성장관'을 확립하고 이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의 '슘페터적 발전론'에 따르면 경제 성장 속 균형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지만, 야심적이고 욕심이 많은 혁신가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초과 이윤'을 노린다.
이 초과 이윤을 노리는 혁신가들은 이를 얻기 위해 새로운 것을 만드는 '혁신을 통한 신결합'을 진행한다. 신결합에 성공한 혁신가가 등장하면 후발주자들이 대거 진입하면서 경쟁을 벌이고 성장을 촉진시킨다. 이 과정에서 '창조적 파괴'가 필수다. 이 같은 창조를 하려면 기존의 것을 혁신적으로 파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신 교수는 "창조적 파괴는 소비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와 상품이 제공되는 천국이지만 공급자에겐 끊임없는 혁신을 통한 파괴가 진행되는 지옥이다"며 "이는 경제성장을 위한 중요한 밑거름"이라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이처럼 창조적 파괴를 통한 경제성장을 이루려면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기업 성장과 창업에 방점을 두고 계열사 설립을 통한 확장을 적극 지원하고 세계적인 경쟁을 북돋우고, 기업들이 장기투자를 할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가 2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청년, 그리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뉴시스포럼-10년 후 한국'에서 '발전국가 2.0의 제안-자유 기업과 지속적 중(中)성장의 새로운 틀'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3.11.23. [email protected]
신 교수는 현재 경제 정책은 기업이 돈을 벌어 이윤을 남기면 재투자보다 주주환원 등 분배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장기투자'가 어려워지는 등 단기 이익으로만 평가받는 문제점도 지적했다.
신 교수는 이런 맥락에서 재벌에 대한 사고 재정립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재벌을 계열사 설립을 통한 확장으로 경제 성장을 이끄는 주체로 보고, 성공한 재벌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매출 및 고용을 주도하는 역할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삼성을 장기 투자로 성공한 기업의 예로 꼽았다. 신 교수는 "삼성은 최소 2~3대(代)를 보고 장기 투자를 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이 나온 것"이라며 "향후에도 이를 위해서는 개인이 빚을 내야하는 부담이 커지는 기업상속제도를 전향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10년 후 한국을 생각할 때 새로운 시대 정신과 여건에 맞춰 기업의 성장 사다리를 강화하는 정책이 필수적이다"며 "기업이 각각 경제 성장의 심장 역할을 하도록 사고를 개편하고 경제정책과 정부의 틀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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