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농산물 가격 둔화했지만…체감물가 안정세는 아직
10월 3.8%→11월 3.3%…물가 안정세 이어질 전망
농산물 물가 13.6%↑…30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
겨울철 기상여건·대내외 경기흐름 불확실성 상존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대파의 모습. 2023.12.05.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석유류가 하락세를 보이고 농축수산물의 가격 상승폭이 둔화하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3%로 전달보다 둔화했다. 당초 정부의 예상보다 높은 3%대 물가가 4개월 연속 이어지는 가운데, 당분간 서민이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 부담은 여전할 전망이다.
6일 통계청이 전날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74(2020=100)로 1년 전보다 3.3% 올랐다. 상승폭은 둔화했지만 지난 8월(3.4%), 9월(3.7%), 10월(3.8%)에 이어 넉 달 연속 3%대 물가다. 전월과 비교하면 0.6% 떨어지면서 지난해 11월(-0.1%) 이후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특히 장바구니 물가와 직결되는 농산물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13.6% 상승하면서 2021년 5월(14.9%) 이후 30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과실(24.1%)과 채소류(9.4%)의 상승폭이 높았던 탓이다. 특히 사과는 전년보다 55.5% 올랐고, 그 외에도 쌀(10.6%), 토마토(31.6%), 파(39.3%), 귤(16.7%), 오이(39.9%) 등도 크게 증가했다. 농산물 물가가 전체 물가 상승에 기여한 정도는 0.57%포인트(p)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전달과 비교하면 4.9% 감소하면서 상승폭이 축소됐지만 지난해 11월 물가가 큰 폭으로 내려간 기저효과로 1년 전보다는 6.6% 상승했다.
원유가격 상승에 따른 관련 가공식품 물가의 증가세도 이어졌다. 가공식품은 1년 전보다 5.1% 올랐는데, 특히 아이스크림(15.6%), 우유(15.9%), 빵(4.9%) 등이 가격 강세를 보였다.
석유류는 최근 국제유가 하락으로 전년 대비 5.1% 감소했다. 휘발유(2.4%)는 올랐으나 경유(-13.1%), 등유(-10.4%), 자동차용 LPG(-5.8%) 등에서 가격이 떨어졌다. 석유류 가격 하락은 전체 물가를 0.25%p 끌어내렸다.
[서울=뉴시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74(2020=100)로 1년 전보다 3.3% 올랐다. 소비자물가가 4개월 연속 3%대를 지속했지만 상승폭이 둔화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내구재는 수입차 할인 등으로 5.4% 상승해 지난 10월(7.8%)보다 크게 둔화했다.
전기·가스·수도는 요금 인상으로 인해 9.6% 상승했다.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전월보다 큰 폭 하락하고 내구재 가격이 하락한 게 이번 물가 둔화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물가의 추세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은 3.0%까지 둔화했다.
기재부는 최근 이런 근원물가의 안정세와 국제유가의 하락세를 볼 때 12월에도 물가 안정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지난 10월 예상치 못한 이상기후가 발생한 것처럼 겨울철 기상여건과 대내외 경기 흐름에 따라 불확실성이 상존해있다고 짚었다.
국제유가가 유지되거나 하락세가 계속되면 물가 안정세는 유지될 거로 관측된다. 다만 최근 유가와 농산물가격이 단기적으로 큰폭 하락했지만, 국내외 경기흐름, 누적된 비용압력의 영향 등으로 이런 빠른 둔화 흐름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거라는 한국은행의 관측도 나온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향후 추가적인 외부 충격이 없는 한 추세적인 물가 안정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불확실성에 대응할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를 계속 운영하면서 민생 안정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3.12.05.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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