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노총 "악성 민원에 김포 공무원 희생, 정부는 대책 마련하라"
김포시청 주무관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선택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8일 김포시청서 기자회견
공무원 개인정보 보호대책과 인력화충 정부에 요구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교사노동조합총연맹이 지난해 8월2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늘봄학교 전면시행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3.07.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최근 김포시청 주무관이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이 정부를 향해 공무원들에 대한 악성 민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공노총은 8일 김포시 김포시청 현관 입구 추모분향소 일원에서 조합원과 간부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공노총은 이날 회견문을 통해 극단선택을 한 김포시청 공무원에 대해 "무분별한 신상털이, 도를 넘은 악성 민원 폭탄에 젊은 공무원 노동자가 또 희생됐다. 인터넷을 통해 고인의 신상정보와 전화번호가 여과 없이 공유되고, 수많은 인신공격성 댓글과 항의 전화로 몸살을 앓아오던 고인의 컴퓨터에는 '힘들다'는 세 글자가 선명히 남아있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악성 민원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공무원 노동자들은 늘고 있지만 정부는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악성 민원에 책임 있는 대책과 공무원 노동자들의 개인정보 보호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또 인력 부족으로 업무 과중에 시달리는 현장 공무원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인력확충도 요구했다.
석현정 공노총 위원장은 "악성 민원은 공무원 노동자를 향한 '소리 있는 살인'이라고 누차 강조하며, 정부와 국회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지만 누구도 우리의 간절한 호소에 답을 주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악성 민원은 계속해서 공무원 노동자를 공격했고, 결국 이번 김포시청 주무관이 생을 마감하는 참극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석 위원장은 이어 "악성 민원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120만 공무원 노동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중요 문제다"며 "정부도 이제는 악성 민원을 뿌리 뽑을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당장 조속히 현장의 실태를 정확히 분석하고 공무원 노동자를 대변하는 공무원노동조합과 논의 테이블을 구성해 악성 민원을 반드시 근절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 발언에 나선 유세연 김포시청노조 위원장은 "밤낮없이 오롯이 김포 시민을 위해 적극적으로 일하던 청년 공무원에게 돌아온 건 밤낮없이 걸려 오는 칭찬이 아닌 악성 민원 전화였다", "신상이 인터넷에 여과 없이 공개되면서 악성 민원인들에게 그야말로 물고 뜯기게 됐고 정신적인 고통을 받게 되며 결국에는 세상을 등지게 하는 원인이 됐다" 애석해 했다.
윤 위원장은 이어 정부를 향해 "고도화·지능화되는 악성 민원을 근절한 대책을 즉각 마련하고, 과중화 되는 민원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조속히 공무원 인력 증원에 나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 5일 김포시 9급 공무원인 A씨가 인천시 서구 도로에 주차된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발견 당시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였으며 차 안에서는 극단적 선택을 한 정황이 확인됐다.
A씨는 지난달 29일 김포의 한 도로에서 한 포트홀(도로 파임) 보수공사 관련 차량 정체가 빚어지자 항의성 민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한 온라인 카페에 김포한강로가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는 글이 올라왔고, 한 누리꾼이 공사를 승인한 주무관이 A씨라며 그의 실명과 소속 부서, 직통 전화번호를 공개했고 A씨를 비난하는 글이 빗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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