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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개의 파랑' 천선란 "파랑이 여러 색깔로 봄을 물들이길"

등록 2024.04.18 16:4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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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천 개의 파랑'의 원작자 천선란(왼쪽) 작가와 이유리 서울예술단 단장이 1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무궁화홀에서 창작가무극 '천 개의 파랑' 제작발표회를 하고 있다. 2024.04.18.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천 개의 파랑'의 원작자 천선란(왼쪽) 작가와 이유리 서울예술단 단장이 1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무궁화홀에서 창작가무극 '천 개의 파랑' 제작발표회를 하고 있다. 2024.04.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파랑이 여러가지 색깔로 이 봄을 물들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뮤지컬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천선란(31) 작가의 SF소설을 극화한 '천 개의 파랑'이 서울시예술단 창작가무극으로 돌아온다. 로봇 '콜리'와 경주마 '투데이'를 중심으로 한 동물과 로봇, 인간과 종을 넘어선 아름답고 찬란한 회복과 화해의 연대를 그린다. '천 개의 파랑'은 국립극단의 연극으로도 제작돼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천선란 작가는 18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지난해 이맘때 출판사와 에이전시를 통해 각각 (국립극단) 연극과 (서울시예술단) 뮤지컬 제안이 왔다"며 "창구가 두 개여서 비슷한 시기에 두 작품이 올라가게 됐는데 어제(17일) 연극을 보고나니 오히려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연극을 보면서 '뮤지컬로는 어떻게 표현될까' 궁금증이 들었어요. 파랑이 여러가지 색깔로 이 봄을, 세상을 물들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뮤지컬 개막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직 계약하진 않았지만 웹툰으로도 한 번 더 제작될 것 같아요."

천선란 작가는 "영화나 드라마 등 영상매체로 제작될 경우 작품 속에 중요하게 등장하는 말이 촬영에 사용되는 부분이 우려스러웠다"며 "하지만 무대에는 무대의 문법이 있고, 배우와 관객간의 약속이 있지 않느냐. 노래로 듣는 콜리의 말들이 기대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유리 서울시예술단 단장 겸 예술감독은 "천개의 파랑은 따스한 작품일 수도, 화사한 작품일 수도 있다"며 "천 작가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와 주제가 서울시예술단이 추구하는 작품 방향과 잘 맞았고, 가족친화적 레퍼토리를 대중과 호흡하는 방향에 굉장히 적합할 것이라고 판단해 가무극으로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유리 예술감독은 "'로봇'과 '말'이 중요하게 등장하는 이 작품을 제작하기에 앞서 고민이 많았다"며 "김태형 연출이 퍼펫을 사용하는 연출적 아이디어 제시했고, 그 방법이라면 주제를 강하게 전달할 수 있겠구나 확신했다"고 했다.

서울시예술단은 첨단 로봇을 전통적 수공예 방식의 퍼펫으로 만들고, 경주마도 사실적으로 재현하기보다 생명의 호흡이 느껴지도록 만들었다. 배우와 인형술사 2명 등 3명이 퍼펫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미래 공간은 LED로 단단하고 화려하게 표현하지만 주인공들의 집은 생활의 냄새가 넘치는 구옥으로 표현했다.

김태형 연출은 "천개의 파랑은 다정하고 따뜻하고 위로를 주는 메시지를 SF안에서 잘 녹여낸 작품"이라며 "그런 에너지를 무대 위에 구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희망을 잃지 않고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 제목처럼 아주 미묘하게 다른 여러가지 색깔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천 개의 파랑' 제작발표회가 1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무궁화홀에서 열리고 있다. 이날 발표회 자리에는 안무 김혜림(왼쪽부터), 작곡 박천휘, 원작 천선란, 서울예술단 이유리 단장, 연출 김태형, 무대디자인 박동우, 영상디자인 고동욱, 퍼펫디자인 이지형이 참석했다. 2024.04.18.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천 개의 파랑' 제작발표회가 1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무궁화홀에서 열리고 있다. 이날 발표회 자리에는 안무 김혜림(왼쪽부터), 작곡 박천휘, 원작 천선란, 서울예술단 이유리 단장, 연출 김태형, 무대디자인 박동우, 영상디자인 고동욱, 퍼펫디자인 이지형이 참석했다. 2024.04.18. [email protected]

김 연출은 "난관은 로봇인 주인공 콜리와 말 투데이를 구현하는 것이었다"며 "당연히 현재의 과학기술이 도입된 기계장치를 이용하는 것도 검토했는데, 신기할 수는 있지만 따뜻하게 원작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힘들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지형 인형디자이너는 "지금까지 인형을 제 손으로 다 만들었다면 이번에는 3D 모델링 설계를 통해 퍼펫을 제작하고 있다"며 "인형도 인형 다울 때 연극적 상상력과 감동이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제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박천휘 작곡가는 "이 작품을 처음 무대화할 때 여러가지 걱정이 들었다"며 "SF 속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뮤지컬은 브로드웨이까지 쳐도 잘 없다. 뮤지컬에서 금기시 되는 부분을 건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첫 노래는 전자적 요소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도와 레를 0과 1의 이진법으로 생각하고, 전자음악 요소로 콜리가 탄생하는 순간을 담아내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단 3%'라는 곡을 만들 때는 반복을 사용하지 않았다"며 "삶이 매 순간 얼마나 다른 지를 삶의 눈부신 찬란함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박동우 무대디자이너는 "전통적 무대는 하나의 장소에서 5곡을 부를 텐데 이 작품의 경우 '단 3%'라는 노래 한 곡이 불려질 동안 장소 5개가 흐른다"며 "끊임없이 흐르는 배경을 구현하기 위해 영상에 많이 의존했다.  LED패널에서 검은 선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공간을 구획하고 직조한다"고 설명했다.

고동욱 영상 디자이너는 "영상을 활용하는 뮤지컬이 늘고 있지만 그럼에도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 작품이었다"며 "단순한 공간 변경은 작품에 오히려 해가 되겠다는 판단이 되더라"고 했다. "콜리가 바라봤던 하늘, 로봇의 기억 속 장면 등 다양한 공간을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하려 합니다."

오는 5월12~26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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