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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사 꿈꾼 30대 학폭 피해자…5명에 새삶주고 하늘로

등록 2024.04.25 10:14:14수정 2024.04.25 10: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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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원인 정신질환으로 활동제약

가족 "다른이의 몸 통해 밝은세상 보길"

[서울=뉴시스]강동성심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신장(좌·우), 간장, 안구(좌·우)를 5명에게 기증하고 숨진 故 최성철씨.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2024.04.2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강동성심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신장(좌·우), 간장, 안구(좌·우)를 5명에게 기증하고 숨진 故 최성철씨.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2024.04.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학교폭력으로 인한 정신적 장애를 겪으면서도 사회복지사를 꿈꿔오던 30대 남성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진 후 뇌사 장기기증을 통해 5명을 살리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2일 뇌사 상태였던 故 최성철(37)씨가 강동성심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신장(좌·우), 간장, 안구(좌·우)를 5명에게 기증하고 숨졌다고 25일 밝혔다.

고인은 지난달 21일 저녁 집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급히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가족들은 다른 이의 몸을 통해 새로운 것을 보고 밝은 세상을 바라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고인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결심했다. 고등학교 시절 학교 폭력으로 정신질환이 생겨 장애 2급 판정을 받은 고인이 자유롭게 활동하지 못해 늘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서울에서 2남 중 장남으로 태어난 고인은 밝고 활발한 성격이었다. 다른 이에게 양보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지녀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어했다. 고인은 아픈 몸이기에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살아야 했지만, 노력을 통해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가족들을 챙겼다.

가족들은 고인이 경주 여행을 너무 가고 싶어 해 이달 중 가족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고인이 하늘나라로 먼저 떠나 아쉬움이 더 크다고 한다.

고인의 어머니 김정숙씨는 “생전에 못 한 것 하늘나라에 가서 뭐든지 다 하길 바란다"면서 "편히 잘 쉬고,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기억된 채 떠나줘서 고맙다. 내 아들 사랑한다"고 말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변효순 원장 직무 대행은 “생명 나눔을 실천한 기증자께서 또 다른 생명에서 밝은 세상을 함께 하길 희망한다"면서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기증자와 기증자 유가족의 이런 따뜻한 마음을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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