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본인이 금지시켰던 '틱톡'에 가입…조회수 2400만
뉴욕법원 유죄판결 3일 만에..격투기대회 참석 장면
"2020년 바이든 당선 지지한 페이스북에 대항 위해"
[뉴욕=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5월 31일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발언하고 있다. 그는 6월 1일 틱톡에 가입해 첫 장면으로 UFC격투기 대회 참관과 열렬한 환영을 받는 동영상을 게시했다. 2024.06.01.
이날 밤 그는 뉴저지주의 뉴어크에서 거행된 UFC (종합격투기) 대회장에서 팬들의 환호에 손을 흔들며 응답하는 자신의 동영상을 틱톡에 올리면서 "영광이다"라고까지 밝혔다.
이 날은 트럼프가 뉴욕 법정에서 유죄판결을 받아 미국 역사상 최초의 중범죄 형사범 대선 후보가 된지 이틀째 되는 날이라고 AP는 보도했다.
이 동영상은 트럼프가 카메라를 향해서 "그래도 걸음걸이가 괜찮았지? 그렇지?"하고 반문하는 것으로 짧게 끝났다.
하지만 다음날인 일요일(2일) 아침까지 트럼프는 틱톡에서 110만명의 팔로워를 끌어모았고 100만명의 '좋아요'와 무려 2400건의 뷰를 기록했다.
스티븐 청 트럼프대변인은 "우리 (선본의) 방어 전선을 확대하기 위해서 친 트럼프 반 바이든 청년층에 접근하기 위해 틱톡에 가입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트럼프의 틱톡 가입에 어울리는 장면으로는 UFC경기장 보다 더 나은 곳이 없을 거라며 팬들이 "영웅의 귀환"처럼 박수갈채로 그를 맞이했다고 그는 강조했다.
조바이든 대통령은 그의 선거본부에서도 2월에 틱톡의 인플루언서들과 협력하기 위해 가입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4월에 틱톡의 미국내 영업을 금지하는 의회 결의안에 서명한 바 있다.
트럼프는 1일 저녁 뉴어크의 프루덴셜 센터에서 벌어진 격투기 시합장에서 군중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일부 군중은 "우리는 트럼프를 사랑한다"를 외쳤고 일부는 바이든을 욕하는 욕설 구호를 외쳤다.
이 날 트럼프의 등장은 5월 30일 뉴욕 법원에서 기업가치 부풀리기와 2016년 성관계 입막음 돈 증여 등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친 혐의 등 총 34개 죄목으로 유죄 평결을 받은지 불과 이틀 만에 대중 앞에 처음 모습을 나타난 것이다.
트럼프는 이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자신은 무죄라고 주장했다. 최종 선고 공판은 7월 11일 열린다.
트럼프는 선거운동에서 자주 UFC경기장을 이용해왔다. 강력한 투사 이미지를 내보이면서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전통적인 언론 매체를 통해 선거전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젊은 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다.
전과 달리 최근에는 소수자 유권자들, 특히 중남미계와 흑인 유권자들과도 연결되려는 그의 달라진 노력의 일환이기도 했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바이트댄스사의 소유인 틱톡 역시 잠재적인 미국 유권자들을 끌어들일 기회로 이를 이용하고 있다. 틱톡의 미국내 유저는 총 1억7000만명에 달하며 그들 대부분은 TV를 기피하는 젊은 세대여서 선거본부들이 직접 지지를 호소하는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트럼프는 대통령 재임시절 틱톡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고 이유는 " 중국 기업이 미국에서 휴대전화 앱을 통해 회원을 대규모로 확장하고 있는 것이 미국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 행정 명령은 틱톡의 고소로 법원이 금지시켰는데, 이제 와서 트럼프가 선거전에 틱톡을 이용하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연방 통신위원회도 틱톡이 수많은 미국가입자의 개인 정보를 중국 정부에 넘길 수 있다며 경고했지만 틱톡은 그런일은 없었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반발해왔다.
틱톡은 2024년 공화당 대선 예비후보 선출 선거전에서도 뜨거운 주제로 떠올랐다. 대부분의 후보자들은 틱톡의 사용을 기피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같은 정치인들도 틱톡이 중국 정부와 관계가 있다는 이유로 미국 국내에서 금지하는 것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올 해 앞서 "틱톡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라는 것은 알지만 틱톡의 금지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틱톡이 사라지면 라이벌인 페이스북에 도움이 될 텐데, 트럼프는 2020년 대선에서 자신이 바이든에게 패배한 원인이 페이스북 탓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도 "솔직히, 틱톡을 너무나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틱톡 없이는 거의 미칠 지경인 수많은 어린 청소년과 청년들도 많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