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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神의 당…가장 강하게 무장한 非국가 準군사조직"[헤즈볼라 집중분석➀]

등록 2024.09.25 11:00:00수정 2024.09.25 11: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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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정규군 능가 무장단체

의원 장관 배출하는 정치 세력

미국 등에서는 테러 조직 지정

[시돈=신화/뉴시스] 24일(현지시각) 레바논 남부 항구 도시 시돈의 한 빵집 앞에서 레바논 난민들이 몰려들어 빵을 사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레바논 국민에게 레바논에 대한 공격이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헤즈볼라가 미사일을 보관한 것으로 추정되는 주택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속히 대피할 것을 촉구했다. 2024.09.25.

[시돈=신화/뉴시스] 24일(현지시각) 레바논 남부 항구 도시 시돈의 한 빵집 앞에서 레바논 난민들이 몰려들어 빵을 사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레바논 국민에게 레바논에 대한 공격이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헤즈볼라가 미사일을 보관한 것으로 추정되는 주택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속히 대피할 것을 촉구했다. 2024.09.25.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하마스와 전쟁이 끝나지 않은 가운데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무력충돌이 통제를 잃고 전면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7일(현지시각) 가자 전쟁 발발 다음날인 8일부터 양측의 산발적인 총격전이 이어졌고,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지도부에 대한 폭격과 암살을 계속했다. 지난주 호출기(삐삐)와 무전기(워키토키) 동시 다발 ‘폭발 공격’을 전환점으로 국면은 대규모 무력충돌로 바뀌고 있다.

지난 7월27일 이스라엘이 점령한 골란고원에서 헤즈볼라의 로켓 공격으로 12명의 어린이가 사망하고 사흘 후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서 헤즈볼라 고위 군사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가 폭사한 뒤 양측 충돌은 더욱 격화했다.

헤즈볼라는 무슨 단체이고 왜 이스라엘 가자 지구에 있는 이슬람 무장세력 하마스에 이어 이스라엘과 전면전 가능성이 높아지는지, 헤즈볼라의 무장 능력은 어느 정도인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란 지원으로 이스라엘 견제 위해 창설

1943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레바논은 1975년부터 민족 종교 종파 갈등 등 다각적인 이유로 1990년까지 15년간 내전을 치렀다.

이 기간 중인 1982년 6월 이스라엘은 레바논 베이루트에 거점을 두고 있던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에 타격을 가하기 위해 레바논을 침공했다.

1979년 이슬람 혁명을 이룬 이란은 이스라엘을 레바논에서 몰아내기 위해 시아파 무장단체로 ‘신의 당’이란 의미를 가진 헤즈볼라 창설을 지원했다.

15년 내전이 끝난 뒤 레바논의 모든 조직은 무장해제됐으나 헤즈볼라는 남부 레바논을 점령하고 있던 이스라엘과의 전투를 명분으로 무장해제에서 제외됐다.


헤즈볼라 로고(사진: 위키피디아) 2024.09.25. *재판매 및 DB 금지

헤즈볼라 로고(사진: 위키피디아) 2024.09.25. *재판매 및 DB 금지



2000년 이스라엘 몰아내 폭넓은 지지 

헤즈볼라는 2000년 이스라엘을 남부 레바논에서 몰아내면서 시아파 외에도 기독교, 드루즈교(시아파 분파), 수니파 무슬림 사회 계층에서도 폭넓은 지지를 얻었다.

헤즈볼라는 주로 시아파가 거주하는 비카 밸리, 레바논 남부, 베이루트 남부에 지역적 기반을 두고 있다.

레바논은 1990년 내전이 끝난 뒤에도 정치적인 구심점이 없이 분열되어 있다. 권력을 분점하는 구조로 총리 국회의장과 함께 권력의 3개축의 하나인 대통령은 공석이다.

나지브 미카티 총리는 자신을 ‘자유주의자’라고 자처한다. 헤즈볼라에 대한 그의 통제력은 거의 없다.

1992년부터 헤즈볼라를 이끌어 온 시아파 성직자 셰이크 하산 나스랄라의 지도 아래 헤즈볼라는 무장단체 뿐만 아니라 총선 참여 등을 통해 정치적 세력으로 성장했다.

나스랄라는 이란의 최고 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 아야톨라와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는 암살 우려로 수년간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나 매주 TV 연설을 하는 등 헤즈볼라 구성원의 존경을 받고 있다. 

그의 지도하에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 전투를 벌이는 레바논 정규군을 능가하는 무장단체이자 의회에서 의석을 가진 정치단체로 자리매김했다. 의료 시설, 학교, 지역 텔레비전 네트워크 등도 운영한다. 

공공사업부와 노동부 등 헤즈볼라 소속 인물이 장관을 맡았고 현재 의회 128석 중 14석을 차지하고 있다.

레바논 내전 개입은 레바논 국민도 비판적

헤즈볼라는 ‘가장 강하게 무장한 비(非)국가 준(準)군사 조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이스라엘의 공격을 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세력으로서 레바논 국민들의 인정을 받고 있다.

다만 2011년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 아사드가 민주주의 봉기를 무자비하게 진압한 것을 돕고 시리아 내전에 가담한 것에 대해서는 레바논 국민들의 비판도 있다.

2006년 이스라엘 병사 2명을 살해하는 등 도발로 전면전(2차 레바논전쟁 또는 7월전쟁)을 겪게 한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외부 갈등에 개입해 내전이 끝난 뒤에도 여전히 불안정한 레바논을 더욱 불안에 빠뜨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영국 가디언은 부정적인 시각의 배경을 설명했다. 

헤즈볼라는 1997년 미국에 이어 캐나다 유럽연합(EU), 이스라엘, 걸프 아랍 국가들, 아랍 연맹 등으로부터는 테러 조직으로 지정되어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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