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대국? 이제는 K웹툰 최대시장"…카카오엔터, 日팬덤 정조준[TGS 2024]

도쿄게임쇼서 IP 게임화 위한 바이어 유치 나서

인기 IP 일본 게임 및 애니메이션 제작 확대

"일본 팬덤 문화 공략해 글로벌 성공 IP 제작 목표"

[도쿄=뉴시스] 최은수 기자=황재헌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스토리IP 사업 치프매니저가 26일 도쿄 치바현에 위치한 마쿠하리 맷세에서 열린 도쿄게임쇼 2024 인근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한 모습. 2024.09.26

[도쿄=뉴시스]최은수 기자 = 국내 대표 엔터테인먼트 기업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가 일본에서 IP(지식재산권) 확장에 본격 나선다. 1만5000여개의 웹툰 및 웹소설 IP를 일본 게임, 애니메이션 등 2차 콘텐츠로 만들어 팬덤 문화가 공고한 일본 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다.

카카오엔터는 26일부터 29일까지 도쿄 치바현에 위치한 마쿠하리 맷세에서 열린 도쿄게임쇼 2024에 B2B(기업간거래) 부스를 마련했다. 도쿄게임쇼는 세계 3대 게임쇼 중 하나로, 올해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됐다.

이번 도쿄게임쇼 참가를 이끌고 있는 황재헌 카카오엔터 스토리 IP사업 치프 매니저는 “나혼자만레벨업(나혼렙), 템빨을 게임으로 제작하게 되면서  게임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엿보게 됐다”며 “일본 중견 및 중소형 게임 제작사를 통해서 IP를 확장하기 위해 도쿄게임쇼 B2B 전시에 처음으로 참가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도쿄게임쇼에서 바이어 10여곳과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일본 유명 출판사인 카도카와 하위 게임사업부문과도 만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드라마 PD 출신인 황 매니저는 카카오엔터에서 2017년~18년 포도트리(카카오페이지 전신) 영상사업팀 부장, 2018년~2021년 카카오페이지 IP사업팀장을 역임한 뒤 2021년부터 스토리IP사업 치프매니저를 맡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사업 초창기부터 2조원 이상의 자금을 CP와 IP개발에 투자해 현재 1만5000여 개의 오리지널 IP를 확보했다. 이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원천 IP를 보유한 것이다. 올해 1월 기준 해외진출 작품 수만 5800개에 달한다. 세계 최대 엔터 시장인 북미를 중심으로 성장을 이룬 데 이어 게임 및 애니메이션 강국인 일본 공략에도 본격 나서고 있다.

황 매니저는 ”일본은 IP 시장 규모가 한국보다 훨씬 크다. 인구 수도 몇 배인데 콘텐츠를 구매하는 구매력이 훨씬 높다“라며 ”이세계아이돌이라는 버튜버를 활용해 웹툰을 만들었는데 한 달 만에 MD가 완판될 정도로 일본의 팬덤 파워가 어마어마하다고 느꼈다“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카카오엔터는 일본에서 여러 파트너십을 맺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 결과 인기 웹툰 ’외과의사 엘리제‘가 지난해 일본에서 12부작 TV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다. 아울러 카카오웹툰 나혼렙을 활용해 넷마블이 제작한 게임 ’나 혼자만 레벨업:얼라이브‘가 일본을 비롯해 글로벌 시장 흥행에 성공하면서 현지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황 매니저는 ”또 다른 여성향 작품의 일본 애니메이션화를 준비 중“이라며 ”일본의 팬덤이 있는 IP를 기반으로 웹툰화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도쿄게임쇼를 계기로 게임화 사례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인기 IP(지식재산권) ‘외과의사 엘리제’를 바탕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이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글로벌에 론칭한다고 10일 밝혔다.(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일본 시장 진출이 녹록지는 않았다. 황 매니저는 ”일본 시장은 신뢰를 쌓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이라며 ”한번 연이 닿으면 꾸준하게 작품에 대한 토론과 논의를 이어가고 진정성을 보여야 또 다른 협업이 만들어진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게임 제작을 위해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IP로 카카오웹툰 작품 ‘샬롯에게는 다섯 명의 제자가 있다‘를 꼽았다. 화려한 작화와 액션, 로맨스, 서사 등 볼거리가 많고 두터운 팬덤을 보유한 작품이다. 황 매니저는 “김비서가 왜 그럴까,  사내맞선과 같은 로맨스 판타지 장르보다는 캐릭터성을 고려했을 때 이런 작품이 일본에서 게임화 하기에 적합하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본 내 아이돌 팬덤 문화를 공략하기 위해 카카오엔터가 보유한 K팝 아티스트와 IP를 일본에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황 매니저는 “한국만 만들 수 있는 콘텐츠는 K팝”이라며 “K팝의 독특한 아이돌 육성 시스템과 훌륭한 아티스트들은 따라 잡을 수가 없다"라고 자신했다.

카카오엔터는 국내에서 웹툰, 웹소설 IP를 드라마나 영화로 영상화하고 다시 원작들의 인기가 역주행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일본에서도 IP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게 그의 목표다.

황 매니저는 ”일본에서는 출판에 성공하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고, 애니메이션이 성공하면 MD가 나오고 MD가 잘 팔리면 게임화가 되는 구조“라면서 ”이렇게 IP가 확장되면 글로벌에서 성공한 IP가 될 수 있다. 굿즈 종류도 수천, 수백가지가 된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나혼렙이 이러한 구조를 구축한 최초의 IP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매니저는 내년부터 일본 내 IP 사업 성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일본에서 카카오엔터 IP를 게임, 영상, 실사 드라마 등으로 재탄생시키고 일본의 작품을 웹툰화하는 성과를 확대해나가겠다“라며 ”궁극적인 목표는 전세계에서 통하는 글로벌 IP를 한 개라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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