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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아이즈]애완동물 이야기-장수 상징하는 영험한 동물 '거북이' 키우기

등록 2012.08.27 16:25:56수정 2016.12.28 01: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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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하경민 기자 = 31일 오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에서 부산아쿠아리움에 사는 설가타거북(학명 Geochelone sulcata) 2마리가 나들이를 나오자 어린이들이 신기한 듯 구경하고 있다. 육지거북의 대표 종인 이 거북은 아프리카 사막지역이 원산지이며, 다른 거북에 비해 활동성이 좋고 성장속도가 빠르다. 최대 몸길이가 60~80㎝다.  yulnet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단단한 껍질에 싸여 있는 거북은 파충류의 일종으로 전세계에 224종이나 살고 있다.  보통 시속 300m의 속도로 아주 느리게 움직이며 이빨이 없고 비공격적이다. 몸길이가 10㎝ 되는 작은 것에서부터 2m 이상 되는 것도 있다.

 대부분의 종이 적도 부근에 살지만 온대지방에도 살며, 뭍에 사는 종(육상 거북 tortoises)도 있고, 바다에 사는 종(바다 거북 turtle)도 있다.

 거북은 중생대 이래 거의 형태 변화 없이 지금까지 살고 있어서인지 동양에서는 장수를 상징하는 영험한 동물로 여겨진다.

 육상 거북은 주로 육지인 초원이나 숲 속에서 생활한다. 다리가 아주 튼튼하며 발톱이 있지만 발가락은 짧고 물갈퀴는 전혀 없다. 거북은 형태로 보아서는 암컷과 수컷을 구별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나 몸을 뒤집어 항문을 보면 쉽게 구별할 수가 있다. 수컷의 항문은 꼬리 끝 쪽에 있고, 암컷의 항문은 꼬리가 붙어 있는 부분에 있다.

 거북을 손으로 잡을 때는 위에서 등판을 쥐어야 한다. 등판이 딱딱하다고 자칫 함부로 난폭하게 다루다가 바닥에 떨어뜨리기라도 하면 등판은 괜찮으나 몸 속 내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요즘 애완동물센터에서 주로 팔고 있는 작은 종류의 초록 거북은 늪거북의 일종으로 북아메리카산 아카미미와 키바라 거북 등의 자손이다. 물속과 육지 양쪽에서 모두 생활하며 발가락 모양이 분명한 데다 발가락과 발가락 사이에 물갈퀴가 있다.

 건강한 거북은 등판이 딱딱하다. 손가락으로 눌러 부드러운 것은 고르지 않아야 한다. 등이 부드러운 거북은 병들었기 때문이다. 또 눈이 부어 있거나 또렷하지 못하고 눈곱이 낀 것도 피하여야 한다.

 건강한 거북은 등을 들어 올렸을 때 발이나 머리를 허우적거리며 움직인다. 등판 속으로 머리를 집어넣고 가만히 있다면 허약한 것일 수도 있으므로 역시 선택하지 말아야 한다. 또 발이나 목에 부스럼이나 상처가 없는지 확인하는 것도 건강한 거북을 고르는 한 방법이다.

 거북을 기르려면 커다란 수조를 준비하여 바닥에 약간의 경사가 지도록 육지를 만들어 준다. 물의 깊이는 거북 몸의 약 2배 정도면 좋다. 육지에는 깨끗하고 굵은 모래나 작은 크기의 자갈을 깔아 주면 된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을 구하기 어려우면 큼직한 돌을 한쪽에 섬처럼 놓아 주어도 좋다.

 물속에만 놓고 키우는 것보다 수시로 육지로 나와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거북은 육지에 올라가서 몸을 따뜻하게 하고 물속에 들어가서 열기를 식히는 식으로 체온을 조절하기 때문이다. 거북은 한 수조에 3∼4마리를 함께 키우는 것이 적당하다. 그리고 같은 또래의 거북을 넣어 기르는 것이 좋다. 수온은 23∼30도를 유지해 주어야 하며 더러워진 물은 자주 갈아 준다. 특히 여름철에는 수조 안의 청결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거북은 잡식성이기 때문에 고기와 채소 등 무엇이든지 잘 먹는다. 육식성이 강한 거북에게는 말린 실지렁이 등을 주도록 하고, 마른 멸치나 참치 등 생선, 닭고기, 간, 삶은 달걀 등을 가늘게 썰어 주어도 좋다. 이것저것 다양하게 주면서 어떤 것을 더 좋아하는지 체크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거북은 기온이 18도, 수온이 15도 이하로 내려가면 동면을 시작한다. 그러나 가정에서 사육하고 있는 거북을 동면시키게 되면 봄이 되어 기온이 높아져도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다거나 먹이를 먹지 않을 수가 있다. 그러므로 기온이 내려가면 실내에 들여놓아야 한다. 기온이 내려가는 밤에는 동면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담요 같은 것으로 수조 주변을 덮어 수온을 유지시켜 준다. 거북이 먹이를 잘 먹지 않을 때에는 수온을 올려 주면 식욕을 되찾기도 한다.

 거북은 여름이 되면 알을 낳기 위해 밤에 뭍으로 올라온다. 먼저 뒷발로 구덩이를 파고 그곳에 10∼20개의 알을 낳는다. 알은 뜨거운 여름 햇볕에 의해 2∼3개월이면 부화하는데 알에서 나온 새끼 거북은 구덩이의 흙을 들치고 밖으로 나와 연못이나 강으로 기어간다. 새끼 거북은 재빠른 물고기나 새우는 잘 잡지 못한다. 주로 물풀이나 물가에서 산다. 부화기가 없으면 일반 가정에서 부화시키는 것이 어려우므로 거북의 새끼를 구입하는 것이 좋다.

 주의해야 할 질환들도 있다.

 비타민A 결핍증은 비타민 A가 부족하여 발생하는 병으로 눈꺼풀이 붓는 것이 특징이다. 눈물이나 눈곱이 생겨 눈을 뜰 수 없게 된다. 그래서 먹이를 찾지 못하여 점점 쇠약해지고 심하면 죽게 된다.

 급성인 경우에는 비타민A나 간유를 혼합하여 먹이면 회복된다. 만성의 경우에는 병의 진행만 막을 수 있을 뿐이다. 증세를 보이면 눈 세척제로 눈을 깨끗이 씻어 준 다음 애완동물 전용 안연고를 발라 주면 효과가 있다. 식욕이 없는 거북은 먹이를 억지로라도 먹여야 한다.

 구루병은 비타민D의 부족으로 칼슘이 체내에 제대로 흡수되지 않거나, 햇볕이 잘 들어오지 않은 장소에 수조를 두었을 때 일광욕을 못하면 생기는 병이다.

 성장기의 어린 거북에게 많이 생기는 병으로 등이 부드러워지고 변형되거나 관절이 부어서 사지가 휘어지는 증상을 보인다. 성숙한 거북의 경우 간혹 등판 한 곳이 움푹 들어가는 갑각 함몰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구루병을 예방하려면 성장기의 새끼 거북에게는 비타민D나 칼슘 성분이 풍부한 먹이를 주고 적당한 운동과 일광욕을 시켜 주어야 한다. 중증인 경우는 동물병원을 찾아 동물의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긴 시간 직사광선을 쬐게 되면 체온이 너무 올라가 혈액이나 내장의 기능이 쇠약해져 일사병에 걸린다. 병에 걸리면 코나 입에서 거품이 나며 발을 허우적거리는 등 흥분된 상태를 보인다. 토하거나 머리 점막이 충혈되어 전체에 붉은 기운과 열기가 느껴진다.

 이때는 서늘한 장소로 옮겨 놓고 냉수를 끼얹거나 머리를 얼음주머니 등으로 식혀 체온을 내린 다음 동물병원을 찾아야 한다. 일사병을 방지하려면 뜨거운 여름철에는 일광욕을 피하도록 하고, 봄가을에는 2시간 정도쯤 반그늘 상태에서 보낼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윤신근 박사(애견종합병원장) www.dogs.co.kr

※이 기사는 뉴시스 발행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292호(8월28일~9월3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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