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아이즈]애완동물 이야기-전염병 '스너플스' 주의…깨끗하고 건강한 토끼 키우자
또 배설물이 다리나 배에 달라붙는 것도 좋지 않다. 토끼에게는 운동구가 특별히 필요치 않으나 목줄과 끈을 구입하여 끌고 다니면 편리하다. 특히 케이지 안이 습하면 호흡기 질환이나 설사를 일으키므로 가능하면 건조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토끼도 길들여지면 주인의 뒤를 따라다닐 정도는 된다. 원래 활발하게 움직이는 동물이므로 주인이 잘 데리고 놀아 주면 좋아한다. 베란다에서 사육할 때는 강한 햇볕은 좋지 않으므로 직사광선을 피해야 하고, 또한 겨울철에는 찬바람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 준다.
너트류는 잘 먹지 않으므로 이가 너무 자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나뭇조각이나 단단한 장난감을 넣어 주도록 한다. 그래서 나뭇가지나 나뭇조각은 너무 작은 것보다는 큼직한 것을 넣어 주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발톱도 갈아야 하기 때문이다.
귀는 가끔 지저분한가를 점검하여 애완동물용 귀 세척제를 사용해 5일에 한 번 정도 귀를 닦아 준다. 만약 귀 속에 심한 악취가 나거나 염증이 생기면 곧바로 동물병원을 찾아 수의사에게 보이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귀를 닦을 때는 귀 속의 유연한 조직이 손상될 염려가 있으므로 면봉을 사용하여 조심해서 부드럽게 닦아 주어야 한다.
또 털이 긴 장모종을 사육할 때엔 자주 빗질을 해주어서 털이 뭉치지 않도록 해주어야 한다. 자칫해서 털을 먹게 되면 병에 걸릴 수도 있다. 털이 짧은 토끼는 굳이 빗질을 해주지 않아도 되지만 털갈이 등으로 털이 유난히 많이 빠질 때는 빗질을 해주어야 한다.
토끼는 번식력이 강해서 적당한 환경만 갖추어 주면 금방이라도 사랑스러운 새끼를 얻을 수 있다. 생후 4개월이면 성숙해지지만 조금 더 기다렸다가 6개월쯤 되어서 결혼시키는 것이 안전하다. 임신 기간은 약 30일이며 보통 4∼8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토끼는 평소엔 얌전하지만 발정하면 상당히 활발해진다. 때로는 수컷과 암컷 사이에 심한 싸움이 일어나기도 하므로 세심하게 관찰해야 한다. 특히 암컷과 수컷을 따로따로 사육하고 있을 때는 양쪽이 서로 흥분할 때 교미를 시켜야 한다. 교미가 끝나면 수컷은 날카로운 소리를 지르며 실신하게 된다.
이후 암컷의 배가 불러온다. 임신이 확인되면 수컷은 다른 케이지로 옮겨 주도록 한다. 출산이 가까워지면 암컷은 짚과 함께 자기 가슴과 배에 나 있는 털을 뽑아 새끼를 낳을 자리를 만든다. 임신한 암컷은 신경이 매우 예민한 상태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조용히 놓아두는 것이 좋다.
토끼는 원래 굴속에서 분만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분만이 시작될 때 케이지 전체를 천으로 씌워 어둡게 해준다. 분만 도중에 천을 자주 들추어보면 역효과가 난다. 태어난 새끼는 20일 정도면 보금자리에서 나오게 된다.
1개월 정도면 어미 품에서 떼어 놓을 수 있다. 이때 새끼를 들여다보거나 만지려고 하면 사람을 물거나 새끼를 물어 죽일 수 있으므로 먹이나 물을 줄 때 이외에는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
스너플스는 토끼의 병 중에서도 가장 걸리기 쉬운 전염병의 하나이다. 파스튜넬라균이 원인으로 호흡기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초기에는 열이 나고 귀 등이 평소보다 빨갛게 느껴지나 차차로 재채기, 기침, 콧물이 나오게 된다. 콧물은 처음에는 물 같지만 점점 점도가 더해져서 노란색의 농처럼 되며, 몇 개월 동안 계속 나온다. 토끼는 괴롭기 때문에 앞발로 자꾸 코 주위를 문지르기 때문에 얼굴이 더럽혀진다. 중증이 되면 폐렴이나 폐농양을 일으키게 된다. 이 병은 경비전염이라고 해서 병든 토끼의 재채기나 기침의 비말(飛沫)이 공기 중에 날아가서 다른 건강한 토끼에게 전염된다. 병든 토끼를 격리시키고 사육 상자는 잘 씻어서 소독해 준다. 병든 토끼를 만진 손으로 다른 토끼를 만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콕시디오스는 콕시디움 원충이 단세포 동물에 기생하여 생기는 병으로, 토끼에게 많이 발병한다. 토끼의 콕시디움은 간장에 기생하는 간형과 내장형 두 종류가 있다. 간형의 경우 기운이 없고 서서히 말라간다. 간이 커져서 복부가 크게 부어오르는 일도 있다. 또 내장형 콕시디움에서는 처음에는 식욕이 없어지고 설사를 하다가 차츰 혈변을 보게 되어 체중이 줄고 심한 탈수 증세를 보이다가 심하면 죽게 된다. 콕시디움은 오시스트를 배출하므로 변을 검사하면 이 병을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질병이 발생하면 동물의사를 찾아야 하며, 다른 토끼들에게 전염될 우려가 있으므로 케이지를 깨끗이 닦아 주고, 격리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토끼가 컨디션이 좋을 때는 발병하지 않으나, 환절기나 장마철 그리고 이유기에는 사료를 바꾸는 것도 장기에 스트레스를 주게 되므로 물에 젖은 먹이는 먹이지 말아야 한다.
점액성 장염은 주로 젊은 토끼에서 많이 발생한다. 사료를 갑자기 바꾸거나 녹색의 먹이를 너무 많이 주게 되면 증상이 악화된다. 세균이나 바이러스도 원인이 되며, 복부가 부풀거나 점액성이 많은 설사를 한다. 식욕이 서서히 감퇴하고 기운도 없어지며 털이 거칠어지고 윤기가 없다. 곧바로 수의사에게 알려 2차 패혈증 방지를 위해 항생 물질을 투여한다. 병의 우려가 있는 토끼는 격리시키도록 하고 정기적인 검사를 한다.
점액종은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 질환으로 모기나 벼룩이 매개체가 된다. 결막염, 코와 입술 주변의 부종이 두드러지며, 두부의 부종으로 인해 귀가 아래로 처지는 일도 있다. 아직까지 확실한 치료제는 없다. 일단 걸렸다 생각되면 전염되지 않도록 격리시켜야 하며, 평소 모기나 벼룩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트레퍼네머토시스는 인간의 매독과 다르다. 세균에 의해 생기는 진성 성병으로 교미에 의해 감염한다. 주요 증상은 외음부의 수포와 궤양이나 때로는 입술, 코, 눈에도 궤양이 생길 수 있다. 사망하는 일은 드문 일이지만 식욕이 줄어들기 때문에 점점 말라간다. 항생 물질을 투여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완쾌될 수 있는 병이다. 이 병은 교미로 인해 감염되므로 번식을 시키지 말아야 한다.
선천적인 부정 교합이나 칼슘과 인의 불균형 등에 의해 일어나는 구강 내의 이상에도 주의해야 한다. 침을 많이 흘리고 먹이를 잘 먹지 못하며 먹는 데 시간이 걸린다. 또 너무 자란 문치가 철망에 걸려서 부러졌을 때에도 같은 증상을 나타낸다. 평소 지나치게 자란 절치나 구치를 절단하는 것이 좋다. 토끼나 설치류의 문치는 점점 자라기 때문에 늘 갈아서 닳게 해주어야 하며, 딱딱한 것을 물어뜯게 해주어야 한다.
윤신근 박사(애견종합병원장) www.dogs.co.kr
※이 기사는 뉴시스 발행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308호(12월25일~31일자)에 실린 것입니다.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