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정청래, "당 대표 출마 요청 강력히 받고 있다"
【서울=뉴시스】홍찬선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4.26. [email protected]
정 의원은 이날 "(이번 총선에서) 친노와 운동권을 척결해야 한다는 주장은 신기루고 허상"이라며 "그렇다면 야권의 험지인 부산에서 운동권들이 당선됐겠느냐"고 반문했다. 정 의원은 그러면서 '친노-운동권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의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고 거듭 김 대표를 겨냥했다. 다음은 정 의원과의 일문일답.
- 앞으로 당 대표 경선, 재보궐선거, 대선 등 여러 정치일정들이 즐비하다. 앞으로의 계획은.
"선거가 끝나고 우리끼리 더컸유세단 해단식을 했다. 전국을 다닐 때는 몰랐는데, 끝나고 나서는 다들 허탈해서 '이제 뭐하지' 하는 생각들을 했다. 지금 제 개인이 뭘 해야겠다는 계획은 없다. 다만 첫째도 정권교체, 둘째도 정권교체, 셋째도 정권교체다. 정권교체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 뭐든 다 하겠다. 특히 대선과 관련해 어떤 일이 주어질 지 모르겠지만 정권교체를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뛸 각오다. 총선 후 10여일이 지났는데, 많은 사람들이 여러가지 요구와 주문을 한다. 전당대회에 출마 요청도 강력하게 받고 있다 마음의 평정심을 찾고 개인의 아픔을 넘어 당의 미래를 생각할 생각이다. 며칠간 무념무상으로 지낼까 싶다."
- 공천과정에서 김종인 대표의 '정무적 판단'으로 컷오프됐다. 이해찬 전 총리, 강기정 의원, 전병헌 의원 등도 비슷한 케이스였다. 김종인 대표의 공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
"정치집단이니까, 정치적 판단이니까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정무적 판단이라는 것은 승리를 위해서 하는 것이다. 무턱대고 대안없이 자르고 후보를 못 찾고…. 이해찬 전 총리는 무소속이 됐다. 강기정 의원의 경우도 정무적 판단으로 경쟁력이 없어서 잘랐으며, 그 자리에 경쟁력 있는 후보를 냈어야 했다. 결론적으로 '잘못된 정무적 판단'이었다. (제 지역구인) 마포을도 마찬가지다. 착한 마음으로 (손혜원 당선인을 도와) 제 선거보다 열심히 뛰었는데, 그게 없었으면 또 한 석 잃는거다. 시스템 공천의 핵심은 경쟁력, 당선 가능성 이런 것인데 그런 것이 무너졌다. 비례공천 파동은 선거 막판에 결정적인 치명타를 날린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런 것들이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 김종인 대표는 이를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 공천은 무오류의 신이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오판에 대해서는 사과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제대로 된 공천이 이뤄졌다면 더민주가 과반의석도 확보할 가능성이 있는 선거였다. 호남에서의 참혹한 패배도 없었을 것이다."
- 친노-운동권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김종인 대표의 인식이 공천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친노, 운동권이 문제라는 것은 여당 프레임이고, 종합편성채널 프레임이다. 부산의 당선자들을 보면 안다. 친노 운동권들이 야권의 험지인 부산에서 당선됐다. 친노가 문제고 운동권이 문제면 부산시민들이 선택해줬겠나. 친노와 운동권을 척결해야 한다는 주장은 신기루고 허상이다. 실사구시(實事求是·사실에 입각해 진리를 탐구하려는 태도)가 아니다. 수도권 당선자들도 보라. 운동권 출신이 많다. 친노도 많다. 생각해보라 더민주에는 친노성향이 많고, 새누리에는 이승만·박정희 지지성향이 많다.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국민이 많으면 당에서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국민들을 위한 정책을 한다. 그게 나쁜가. 더민주 지지층은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건 잘못된 것이 아니다. 노무현을 좋아하면 패권이다? 국민의 정서와는 동떨어진 주장이다."
- 그래도 김종인이 난파위기 당을 구해 1당 지위 확보하는데 큰 공을 세운 건 인정해야 하지 않나.
"1당이 된 것은 호남이 참패했음에도 불구하고 두 가지 아니겠느냐. 영남에서의 선전과 수도권 압승이다. 그런데 수도권 압승의 직접적인 원인은 20~30대 투표율 상승이다. KBS 출구조사에 의하면 20대는 19대 총선에 비해 13.2%p가 늘었고, 30대는 6.2%p 늘었다. 40대, 50대, 60대는 투표율이 19대 총선 때와 똑같다. 그러면 20대, 30대 투표율이 왜 높은가. 첫 번째는 박근혜 정권에 대한 오만에 대한 심판, 그리고 실제로 경제에 대한 난맥상이다. 두번째는 SNS, 팟캐스트가 종편을 눌렀다고 생각한다. 세번째는 문재인 전 대표 위기론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총선 때도 대선주자 지지율 1위가 문 전 대표였다. 그런데 문 전 대표가 당에서 홀대당하고 왕따 당했다. 문재인 위기론과 문재인을 구하자는 여론 이런 것들이 20~30대 투표율을 높였다. 결과적으로는 영남권 선전과 수도권 압승을 견인했다."
- 원내 1당이지만 면면을 보면 아까도 지적했지만 호남에서 참패했고, 정당투표율 보면 국민의당보다 뒤져서 3위에 올랐는데 이런 원인은 뭐라고 보는지
【서울=뉴시스】홍찬선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4.26. [email protected]
- 김종인 대표가 햇볕정책 관련해 부정하는 발언을 했는데 그런 것도 호남참패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나.
"영향을 미쳤다. 햇볕정책이라는 것이 전쟁을 하지 말고 서로 대화하자는 것이다. 미세조정과 디테일을 보완할 수는 있으나 그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안 된다. 그것을 손 대거나 부정하거나 하는 것은 호남 뿐 아니라 영남이든 충청이든 어디든 그것은 반대해야 하는것 아닌가. 그것 뿐만 아니라 북한 궤멸론, 비례대표 파동 있을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은 공천장사를 했다, 비례대표 공천장사를 했다'고 말한 부분이 있다. 그런데 제가 실제로 더컸유세단 이끌면서 현장에 내려가 보니 상당한 역풍이 불고 있었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말할 부분은 인신공격이다. 김 전 대통령이 돈 받고 비례대표를 하고 자기는 뒷번호를 받았다는 것인데 호남 사람들이 굉장히 화가 났다."
- 총선이 끝난 후 김종인 저격수로 나섰다. SNS 등을 통해 김종인 합의추대 불가론을 이끌기도 했는데.
"합의추대는 민주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반민주적 발상이다. 그것이 당원과 국민들에게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다. 이제 김 대표에 대해 왈가왈부 하고싶지 않다. 합의추대 문제나 총선평가에 대해 충분히 말했다. 더이상 논란거리를 만들고 싶은 싶은 생각이 없다. 할 말을 했고, 추이를 지켜보려고 한다. 당 대표 선출은 당헌·당규에 맞게 해야한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없다."
- 문재인 전 대표 역시 김 대표에게 합의추대는 힘들다는 의사를 전했다. 선거 후 문 전 대표와 연락을 했느냐. 당 대표 문제로 갈등이 불거지는 분위기인데 문재인 전 대표가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느냐.
"최근 연락을 하지 못했다. 그러지 못했다. 두 사람이 잘 알아서 하셨으면 좋겠다. 원만히 잘 해결했으면 좋겠다."
- 이해찬 의원 복당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해찬 의원은 정무적인 판단에 의해 공천에서 배제됐다. 그렇다면 정무적인 판단에 의해 다시 복당을 허용하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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