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촛불측 "위대한 국민 승리"…친박 "헌재 결정 무효"
【서울=뉴시스】홍찬선 기자 = 헌재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을 결정했다. 즉 사상 첫 탄핵심판으로 파면당한 대통령으로 기록되게 됐다.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 도로에서 박 대통령의 탄핵 인용에 환호하는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2017.03.10. [email protected]
탄핵찬성 단체들은 "명예로운 시면 혁명을 완결했다"며 환호하는 반면 탄핵반대 단체는 "진실을 외면한 잘못된 판결"이라고 반발했다. 일부 보수단체는 헌재 결정에 승복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은 "오늘의 결과는 연인원 2000만에 가까운 촛불집회와 이를 응원하고 지지해준 대다수 국민들이 만들어 낸 위대한 승리"라며 "국민들의 역사적인 촛불혁명은 세계 시민들의 찬사와 지지를 받았고 결국 권선징악, 사필귀정의 주권자 혁명을 일궈내고야 말았다"고 평가했다.
김삼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치사법팀장도 "이번 탄핵인용은 명예로운 시민혁명을 완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박근혜 국정농단으로 추락했던 국가 신뢰도가 조금이라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검찰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즉각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 구속수사와 박근혜 정부 적폐청산을 촉구하는 성명과 논평도 잇따랐다.
퇴진행동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결정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대한민국 사회에 뿌리 깊게 박힌 적폐를 청산할 신호탄"이라며 "대통령의 지위가 박탈되는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당장 체포·구속해 수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평화와통일을 여는 사람들도 "대한민국 역사상 첫 대통령 파면 결정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결정적 역할은 국민의 몫"이었다며 "앞으로 국회와 야당들이 촛불의 요구를 외면하고 대선에만 여념이 없는 가운데 적폐 청산과 사회 대개혁을 나 몰라라 하고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사드 배치 강행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애인단체도 동참했다.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등은 "탄핵은 이 사회에서 불평등과 사회적 차별을 강화했던 수많은 적폐들을 청산해야할 신호탄"이라고 설명했다.
노동계도 끝이 아니라 시작임을 강조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박근혜 탄핵은 촛불혁명의 승리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탄핵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어야 한다"면서 "박근혜는 파면당했지만 수사 한번 받지 않은 채 증거를 은폐하며 여전히 자유롭다. 촛불혁명은 대통령 교체를 넘어 헬조선 세상을 바꾸는 촛불로 타올라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대통령 전 탄핵심판 선고가 열린 1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진행되는 탄핵심판 선고 생중계 방송을 시청하다 탄핵 인용 소식을 듣고 환호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재판관 8명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박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2017.03.10. [email protected]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은 "국민의 생명과 권리를 저버린 박근혜를 즉각 구속해야 한다"며 "박근혜 정권에 부역한 국정농단세력과 재벌총수를 모두 구속하라. 적폐청산의 시작은 인적청산으로 시작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헌재가 박근혜의 세월호 참사 당일 직무유기를 탄핵사유로 인용하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4·16연대는 "헌재는 대통령이 당일 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했는지 여부가 탄핵심판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보았다"며 "헌재의 판단이 세월호참사 진실규명을 위한 조사와 수사를 회피하거나 위축시키는데 악용되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친박단체는 "헌재의 결정은 무효"라고 반발했다.
정광용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 대변인은 "헌재 재판관들이 잘못 판정했다. 정의와 진실을 외면한 판결이다. 증거와 증인을 묵살한 재판"이라면서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을 가결하는 절차부터 잘못됐었다. 절차가 정당해야 결과도 정당한 것이다. 이는 원천무효다"라고 분노했다.
자유민주주의수호시민연대는 성명에서 "헌재 심판 결과에 대해 애국 국민들과 함께 비통함과 참담함을 금치 못한다. 단순히 '헌법적 절차'이기 때문에 승복하라는 논리에 대해 결코 동의하거나 수용할 수 없음을 밝힌다"고 불복의사를 피력했다.
일부 보수단체는 헌재의 결정을 승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은 "헌법적 판결을 받아들여야 한다. 지금 사회적으로 굉장히 분열돼 있다"면서 "정치권은 분열을 봉합하고 국가가 단합해서 안보, 경제위기 심각한 상황에서 위기 극복을 위해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 수긍하지 못한 세력들이 국민저항운동을 한다고 하는데 법적 판단인 만큼 헌재 판결을 받아드려야 한다. 대선 등 중대사를 앞두고 위기상황을 잘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홍찬선 기자 = 헌재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을 결정했다. 즉 사상 첫 탄핵심판으로 파면당한 대통령으로 기록되게 됐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 도로에서 탄핵 인용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태극기를 들고 헌재로 진입을 시도, 이를 막는 경찰들과 대치를 벌이며 뒤엉켜 넘어지고 있다. 2017.03.10. [email protected]
고등학교 3학년인 송서준(18)군은 "박 대통령이 10대에게 정치적인 영향을 끼친 것은 잘 모르겠으나 노력할 필요 없이 돈 많고 권력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안좋은 모습을 보여줘 공부할 의욕도 떨어졌다"면서 "투표권이 없어 아쉽지만 변화를 원하는 어른들이 부디 다음 대통령은 현명한 분으로 잘 뽑아주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직장인 이선영(28·여)씨는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국민의 뜻이 반영된 결론이 나온 게 기쁘다. 계속된 말 바꾸기로 대면 조사를 피해갔던 박근혜가 앞으론 제대로 된 조사를 받고 죗값도 치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번 일을 계기로 5월 대선에는 후보에 대한 검증 절차도 제대로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촛불집회 절반 이상을 참석했다는 김모(31)씨는 "탄핵이 인용됐다고 해서 온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매일 뉴스 보면서 스트레스 받았을 주변 사람들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하고 싶다"면서 "탄핵반대 단체가 헌재 심판결과에 승복하길 바란다. 이제 희대의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조사가 조속히 진행돼 피의자들을 뿌리 뽑아 처벌했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초등학교 교사인 김지혜(35·여)씨는 "이번 사태를 보면서 아이 앞에서 누구와는 다르게 어른이라도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인정할 줄 아는 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다짐했다"며 "우리 아이들은 오늘과 같은 참된 민주주의 사회 속에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기 일산에 거주하는 김상택(47)씨는 "아둔한 지도자를 뽑을 수도 있고 다시 내려오게도 할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다. 지금 우린 민주주의를 처음 경험하는 중일지도 모른다"며 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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