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9명 빈자리 채워지길' 목포신항 찾은 시민 염원

【목포=뉴시스】류형근 기자 = 세월호 참사 3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전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만, 한 추모객이 미수습자 사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추모하고 있다. 2017.04.15. hgryu77@newsis.com
세월호 참사 3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전남 목포신항만 북문 앞.
'기억과 다짐의 버스'를 타고 신항에 온 서울시민 120여 명 중 경희대 1학년 장세진(20·여)씨가 자유발언에 나서 이 같이 말했다.
장씨의 발언에 공감한 시민들은 "우리는 분노·기억·행동·연대·사랑하겠습니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세월호 접안 뒤 세 번째 주말을 맞는 이날 목포신항에는 무더워진 날씨에도 미수습자 9명의 귀환을 염원하는 인파가 가득찼다.
때이른 더위에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힌 노란 양산을 든 반팔 차림의 추모객들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시민들은 수만 개의 노란 리본이 휘날리는 북문 철제 울타리에 바짝 붙어 세월호를 사진으로 남겼다.
아이들은 세월호를 가까이 보려고 까치발을 들고, 아버지의 어깨 위에 올랐다.
자녀에게 침몰 당시 구조 책임을 방기한 정부의 안일한 대응과 언론의 무책임한 보도 행태를 설명해주는 부모들도 있었다.
시커먼 선체가 객실과 갑판 쪽에 흰색·녹색의 색깔을 드러낸 모습을 보고 놀라는 초등학생도 눈에 띄었다.
시민들은 노란 리본에 '꽃처럼, 별처럼 돌아와달라'는 정성을 담아 울타리에 걸기도 했다.
'엄마 나가고 싶어요, 제발 찾아주세요'라는 조형물에 적힌 글귀를 본 시민들은 눈물을 훔치며 9명의 얼굴을 하나하나 새겼다.

【목포=뉴시스】신대희 기자 = 세월호 참사 3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전남 목포신항만에 육상 거치된 선체를 지켜보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017.04.15. sdhdream@newsis.com
힘겨운 기다림을 이어오는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견과류를 건네며 격려의 뜻을 전한 50대 남성도 있었다.
295명의 세월호 희생자 얼굴이 그려진 현수막 앞에서는 미안함에 쉽게 발걸음을 옮기지 못 했다.
70~80대 노인들은 "오메 저 어린것들이, 제대로 구조만했어도"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현장수습본부가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신항만 주차장에 내린 시민들도 미수습자 귀환을 바라는 노란 물결에 동참했다.
신항 간이법당에서는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스님 30여 명과 미수습자 가족들이 '온존 수습 집중 기도회'를 열었다.
'세월호 잊지 않기 목포지역 공동실천회의'는 자원봉사 부스 3개동을 마련하고, 모금 운동과 봉사 활동을 벌였다.
대한물리치료사협회도 가족들의 뭉친 근육을 풀며 구슬땀을 흘렸다. 환경 정화와 교통 정리에 나선 봉사자들도 집게와 안전봉을 들고 분주히 움직였다.
이날 두 번째로 신항을 찾은 허창호(35)씨는 "세월호를 볼 때마다 안타깝다"며 "9명을 하루빨리 수색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14일까지 목포신항을 찾은 시민들은 12만여 명(목포시 잠정 추산)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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