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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 "백인우월주의 잘못 설명할 필요 있나···수치스런 일"

등록 2017.08.17 11:3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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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16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미국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의 유혈 사태를 불러온 백인 우월주의 시위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아직도 네오나치주의자나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잘못이라고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저커버그가 지난 1월 28일 중국계 부인과 함께 중국식 만두를 빚는 모습. 2017.08.17.

【서울=뉴시스】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16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미국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의 유혈 사태를 불러온 백인 우월주의 시위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아직도 네오나치주의자나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잘못이라고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저커버그가 지난 1월 28일 중국계 부인과 함께 중국식 만두를 빚는 모습. 2017.08.17.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세계 최대 사회 관계망 서비스인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가 미국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의 유혈 사태를 불러온 백인 우월주의 시위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페이스북은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계정을 삭제하는 조처를 취하기도 했다.

 CNN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16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지난 며칠은 참 지탱하기 어려운 시간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증오가 어디서 오는지 묻고 있다. 유대인인 나로서는 내 인생의 많은 시간 동안 궁금하게 생각했던 부분이다. 아직도 네오나치주의자나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잘못이라고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샬러츠빌 유혈 시위 이후 지난 한 주 동안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페이스북 그룹 계정을 삭제했다. 페이스북 측은 ‘뱅가드 아메리카(Vanguard America)’와 ‘화이트 내셔널리스트 유나이티드(White Nationalist United)’, ‘제뉴인 도널드 트럼프(Genuine Donald Trump)’ 등 최소 8개 백인 우월주의 계정을 폐지시켰다.

 페이스북은 전 세계 20억 명의 이용자를 거느리고 있다. 페이스북의 입장에서는 언론의 자유도 보장해야 하지만 안전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이용자들이 올린 글이 폭력을 조장하거나 위협하지 않는 한 올린 글을 삭제하지 않는다는 게 페이스북의 방침이다.

 저커버그는 이날 올린 글에서 “우리는 범죄 혹은 테러리즘을 부추기거나 찬양하는 어떤 포스트라도 내려 버린다. 더 많은 시위가 열린 가능성이 있다. 우리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저커버그는 이어 “페이스북은 서로 다른 견해를 지닌 사람들이 자신들의 아이디어들을 서로 나눌 수 있는 장소다. 토론은 건강한 사회를 이루는 한 부분이다. 그러나 우리의 공공 토론에는 균형과 뉘앙스, 깊이 등이 충분하지 않다. 그 점에 대해 우리가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을 좀 더 가깝게 끌어 모을 필요가 있다. 앞으로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샬러츠빌 유혈 시위 사태 이후 페이스북 뿐 아니라 다른 정보기술(IT) 기업들도 백인 우월주의를 경계하고 단속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세계 최대 검색 사이트인 구글과 도메인 등록업체인 고대디(GoDaddy) 등은 네오나치 단체인 ‘데일리 스토머(Daily Stormer)’ 사이트를 폐쇄했다.

 인터넷 결제 서비스인 ‘페이팔(PayPal)’은 증오그룹과 관련된 서비스를 거부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샬러츠빌의 백인 우월주의 집회를 비난하는 기업인들의 목소리는 실리콘밸리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미국 업계를 대표하는 굵직굵직한 인사들이 포진하고 있는 미국제조업위원회(AMC) 소속 경영인들은 백인 우월주의를 사실상 두둔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에 대한 항의로 AMC를 줄줄이 탈퇴하고 있다.

 다국적 제약회사인 머크의 케네스 프레이저 회장과 반도체 제조업체 인텔의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CEO, 스포츠 브랜드 언더아머의 케빈 플랭크 CEO, 전미제조업연맹(AAM)의 스콧 폴 회장, 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의 리처드 트럼카 회장, 식품회사 캠벨 수프의 데니스 모리슨 CEO, 대형 소비재 생산업체 3M의 잉거 툴린 CEO 등이 줄줄이 AMC를 떠났다.

 백악관 전략정책포럼(SPF) 멤버들도 트럼프 대통령 비난 대열에 가세했다. SPF 멤버인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16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샬러츠빌 사태에서) 가해자들이 보여준 죄악은 비난받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강인함은 다양성과 인류애로부터 나온다. 이 나라 어디에도 그들을 위한 자리는 없다”라고 비판했다.

 다이먼 회장은 특히 “이번 샬러츠빌 사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 인종주의, 불관용, 폭력은 언제나 옳지 않다”라면서 직격탄을 날렸다. 

 업계 지도자들의 이 같은 집단 반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트위터를 통해 "AMC와 SPF의 기업경영인들에게 압력을 가하느니, 둘 다 활동을 중단하겠다"라고 밝혔다. 기업인들이 집단으로 반발하고 나서자 자문단 자체를 아예 해산시켜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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