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6개월]'생사기로' 선 면세점업계···"中편중 수익구조 개선 계기 돼야"
【인천공항=뉴시스】홍찬선 기자 = 중국정부가 한반도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에 대한 보복조치로 자국민에게 금한령(禁韓令·한국단체관광 금지)을 암묵적으로 지시한지 6개월째인 14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이용객들이 면세점을 이용하고 있다. 한편 발길 끊긴 유커(중국인관광객)로 인해 면세점 업계도 큰 타격을 입고 있어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14% 감소한 10조5000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2017.09.14. [email protected]
공항에서 방 빼는 면세점 등장···수익성 악화 버텨낼 길 無
면세점업계 "현실적으로 대안 없어···보따리상으로 버틴다"
【서울=뉴시스】최선윤 기자 = 지난 3월 중국이 한한령(限韓令) 조치를 내린 지 6개월 만에 면세점 업계는 생사기로에 서 있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드 보복 여파로 면세점들의 상반기 실적엔 비상등이 켜졌다.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74억원에 그쳤다. 호텔신라 역시 면세점 부문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431억원에서 올해 249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신규 면세점들의 상황도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한화갤러리아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갤러리아타임월드는 올 상반기 영업손실 140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디에프도 상반기 6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따낸 신규 면세점 업체들은 개장 연기를 요청하고 나섰다. 중국의 사드 보복 영향으로 매출이 급감하는 등 면세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게 이유다.
공항에서 방을 빼는 면세점도 등장했다. 한화갤러리아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수익성 악화로 인해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와 2017년 8월31일까지만 영업을 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공사 측이 차기 운영자 선정이 지연된다며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지불해야하는 임차료를 매출액과 판매품목별 영업료율과 연동하도록 변경해 주면서 한화는 올해 말까지 면세점 영업을 연장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 조정을 공식 요청했다. 면세점 산업의 위기 상황을 고려해 품목별 영업료율에 따라 금액을 책정하는 방식으로 임대료를 변경해달라는 것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 본격화 6개월 만에 면세점 업계가 휘청거리는 사태가 도래하자 일각에서는 중국인 관광객에 편중된 수익구조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중국인 관광객에 편중된 수익구조 자체를 개선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면세점업계는 사실상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 급감에 따른 대안은 솔직히 현실적으로 없다"며 "고객 다변화 얘기가 나오고 있긴 하지만 실상 타국 관광객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적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면세점 업계는 보따리상으로 꾸역꾸역 먹고 살고 있는 시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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