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6개월]한숨 깊어지는 식품업계 "대책 세우기도 어려워"
【인천공항=뉴시스】홍찬선 기자 = 중국정부가 한반도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에 대한 보복조치로 자국민에게 금한령(禁韓令·한국단체관광 금지)을 암묵적으로 지시한지 6개월째인 14일 오전 인천공항 출국장 중국국적항공사 카운터가 한산한 보습을 보이고 있다. 2017.09.14. [email protected]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당국의 보복 여파로 2분기 실적 부진을 겪은 국내 식품기업들은 점차 커지는 중국발 리스크에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15일 업계애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오리온, 농심, 롯데제과 등 국내 주요 식품업체들은 올해 2분기 중국발 악재로 매출타격을 입었다.
롯데제과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줄어든 5495억원을 나타냈다. 영업이익은 18.9% 줄어든 292억원, 당기순이익은 71.3% 줄어든 76억원이었다.
오리온 역시 2분기 매출은 21.2% 감소한 3912억원, 영업이익은 40.1% 감소한 16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오리온의 2분기 중국 제과 매출은 무려 48% 줄었다.
농심의 중국 법인은 적자 전환했다.
식품업계는 3분기 들어 중국의 무역보복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지만 정부가 사드 발사대 4기를 성주에 추가로 임시 배치하면서 중국 사업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김장수 주중대사를 불러 공식항의했고, 중국 언론들 역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숨고르기를 해온 중국 당국이 한국 기업들에 대해 본격적으로 제재를 가할 것이라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어 중국 소비자들의 반한감정이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3분기부터 중국의 사드보복이 완화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했는데 오히려 더 걱정"이라며 "더 이상 어떻게 나빠질 수 있을까 싶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중간의 문제이다 보니 기업 입장에서 대책을 세우기도 힘든 상황"이라며 "중국 사업이 불투명해진만큼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와 유럽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일부 기업은 중국 사업 철수를 조심스럽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온의 경우 중국법인 인력 1만3000명 중 10~20%를 감원한 상태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내 한국법인에서는 퇴로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한 상황"이라며 "적자 상황이 이어질 경우 계속 사업을 유지하기 힘들 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또다른 관계자도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중국에서 계속 사업을 하기가 힘들지 않겠느냐"며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와 다른 지역으로 수출선을 다변화하며 한중관계 경색이 완화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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