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한국전쟁 쓰인 '애치슨 플랜'으로 살 길 찾나
【암만(요르단)=뉴시스】 채정병 기자 = 8일(현지시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분노한 요르단 시민 수만 명이 암만 구시가지 알 후세이니 모스크에 집결한 가운데 금요 기도회에 참석한 시민들 사이로 팔레스타인 국기가 지나가고 있다[email protected]
리야드 알 말리키 팔레스타인 외무장관은 "48시간 안에 유엔 총회 긴급 회의를 요청하겠다"며 국제사회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정을 무효화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미들이스트아이(MEE) 등이 전했다.
중동매체 아랍뉴스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은 유엔 총회 결의안 377호 활용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결의안은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소련의 반대를 우회해 미군 파병을 허가하기 위해 마련됐다.
'평화를 위한 단결'이라는 명칭으로도 불리는 이 결의안은 국제 평화와 안보 유지에 긴요한 사안을 놓고 상임이사국들의 만장일치 지지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만들어졌다.
안보리에서 합의가 도출되지 않는다면 긴급 총회를 통해 문제가 되는 사안을 즉각 검토하고 유엔 차원에서 평화와 안보 재건에 필요한 집단적 조치를 취하도록 권고한다는 내용이다.
한국전쟁 당시 미국 국무장관으로 이 결의안 채택을 주도한 딘 애치슨의 이름을 따 '애치슨 플랜'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 결의안 논의를 위한 긴급 총회는 안보리 또는 유엔 회원국 과반 이상의 요청이 있을 경우 소집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터키 정부 관계자는 이슬람협력기구(OIC) 회원국들이 유엔 총회를 통해 미국의 예루살렘 이스라엘 수도 공인을 반대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는 방안을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중동 매체 알자지라에 "유엔 총회 회원국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받으면 결의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며 "우리는 이미 이 숫자를 달성했다. 터키와 OIC는 찬성 국가 수를 더 늘리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주장했다.
안보리는 18일 미국의 예루살렘 이스라엘 수도 선언 철회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다. 그러나 예상대로 상임이사국 미국이 홀로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14대 1로 부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6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이스라엘 행정수도 텔아비브에 위치한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했다.
예루살렘은 역사적으로 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 모두의 성지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예루살렘을 각각 자신들의 수도로 본다. 유엔은 1947년 이 곳을 국제법상 어느 국가에도 속하지 않는 지역으로 선포했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적 공존을 강조하는 '두 국가 해법'에 따라 양국 간 갈등을 풀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유럽연합(EU), 아랍연맹(AL), 중국, 러시아 등 모두가 트럼프의 선언을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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