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가려져 끌려가는 '팔'소년, 저항상징으로 화제
【서울=뉴시스】지난 7(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서안지구에서 한 소년이 이스라엘 군인들에 붙잡혀 끌려가고 있다. <출처:epa 웹페이지 캡처> 2017.12.19.
18일(현지시간) 터키 후리예트 데일리 뉴스에 따르면 서안지구의 반미 시위에서 무장한 이스라엘 군인들에 의해 잡혀가는 16세 팔레스타인 소년 페브지 알-주니디의 사진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사진은 유럽의 보도사진 통신사 EPA의 아베드 알 하시라모운 기자가 촬영한 것이다. 알-주니디는 지난 7일 대규모 시위가 열린 서안지구 헤브론의 거리에서 이스라엘군에 붙잡혔다.
사진을 보면 녹색의 군복을 입고 총을 든 이스라엘 군인 십여 명이 소년 하나의 눈을 천으로 가린 채 어딘가로 끌고 가고 있다. 군인들보다 훨씬 몸집이 작은 소년은 속수무책으로 붙잡혀 갔다.
알-주니디의 아버지 모하메드는 아들이 가족의 생계를 돕기 위해 학업을 중단하고 일을 해 왔다고 했다. 체포된 날도 시위에 참가하려던 것이 아니라 시장에 다녀오다가 오해를 샀다고 주장했다.
모하메드는 "군인들은 아이를 겁주고 다른 시위자들에 본보기가 되게 하려고 페브지의 눈을 가렸다"며 "이스라엘군은 종종 이런 일을 저지르곤 한다"고 토로했다.
알-주니디는 체포된 뒤 이스라엘 오페라에 있는 한 감옥에 투옥됐다. 가족들은 일주일 넘게 알-주디니의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또 아이가 군인들에게 구타당한 것 같은데 제대로 치료를 받았는지 알 수 없다고 걱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고 선언한 뒤 팔레스타인 자치 구역인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이스라엘군의 충돌이 심화하면서 사상자와 체포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시위가 격화하자 고무탄, 최루가스, 물대포 등을 동원해 진압 중이다.
이스라엘군의 사격으로 시위에 참가한 14세 소년이 중태에 빠지고, 두 다리를 잃어 휠체어에 타고 있던 20대 남성이 사망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팔레스타인인들의 분노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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