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하얀헬멧 "어떻게 감히 이 참상을 모른 체 하는가"
【서울=뉴시스】시리아의 민간 구조단체 '하얀 헬멧'의 대원들이 공습을 당한 지역에서 부상자들을 이송하고 있다. <출처: whitehelmets.org> 2018.2.23.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시리아 민간 구조단체 '하얀 헬멧'(White Helmets)이 시리아 동구타의 참상을 모른채 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하얀 헬멧'으로 불리는 시리아시민방위대(SCD)의 라이드 알 살레 대표는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기고한 글을 통해 시리아 민간인들을 돕기 위해 함께 해 달라고 촉구했다.
살레 대표는 "우리 대원들은 구타의 건물 잔해 무더기 속에서 생명을 구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우리를 도와줄 이들은 누구 입니까?"라는 물음으로 글을 시작했다.
그는 "수십 만 명의 시리아인들이 굶주림과 폭격에 버려져 있다. 감히 어떻게 세계가 이를 외면할 수 있는가?"라며 "시리아인들은 상상할 수조차 없는 수많은 방식으로 죽음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타의 상황은 어느 누구의 마음이라도 아프게 한다. 몇몇 국제사회 구성원들은 아예 말을 잃고 이 참극을 묘사하는 일을 포기했다"며 "하지만 우리 사람들의 고통은 내가 직설적으로 말할 수 밖에 없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는 수십 만 명의 민간인들이 시리아 정권과 그 동맹들에 의해 굶주리고 폭격 당해 숨지도록 방치하고 있다"며 "구타는 이미 5년 넘게 (정부군의) 야만적인 봉쇄를 겪어 왔다"고 했다.
살레 대표는 음식과 의약품이 차단된 상황에서 정부군이 통폭탄과 미사일을 퍼붓고 있다며, 매 시간마다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고 수천 명이 다쳤으며 임시 대피소마저 공습으로 망가졌다고 전했다.
【다마스쿠스=AP/뉴시스】21일(현지시간) 시리아 구타의 한 임시 병원에서 의료진이 공습으로 다친 어린이를 치료하고 있다. 사진은 시리아 반정부단체 구타미디어센터(HMC)가 제공했다. 2018.2.22.
그는 대원들조차 가족들과 헤어져 기초 생필품도 없는 상황에서 구조 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공습으로 수많은 대원들이 목숨을 잃거나 다치고 구조 장비가 훼손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얀 헬멧 대원들은 민간인들을 들처안고 우리가 찾을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장소로 옮기는 방식으로 지난 4년간 10만 명 이상의 목숨을 살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제 동구타에는 안전한 곳도 도망갈 곳도 없다"며 대원들이 할 수 있는 건 전투기가 머리 위를 나는 상황에서도 사람들을 즉각적인 위험에서 구해 내고, 피신한 장소가 공습 받지 않길 기도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모든 일이 유엔 지부와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궁이 위치한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차로 겨우 20분 떨어진 곳에서, '평화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제네바에서 비행기로 몇 시간 떨어진 곳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시리아에 있는 한 명의 인도주의자일 뿐 정치인이 아니다"라며 국제사회 지도자들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동구타 공습과 봉쇄를중단시키고 응급 환자들을 대피시켜야 한다고 호소했다.
일반인들도 영국 민간 구호단체 '시리아 캠페인'이 운영하는 하얀 헬멧 기부 웹사이트(www.whitehelmets.org)를 통해 이들의 구조 장비 마련과 부상당한 대원 치료를 도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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