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검찰 출석 안희정 "합의에 의한 성관계라 생각"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지난 9일 자진출석에 이어 검찰조사를 받기 위해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안 전 지사는 자신의 수행비서였던 김지은씨와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더연) 직원 A씨를 성폭행·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8.03.19. [email protected]
이날 오전 10시께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검 청사에 출석한 안 전 지사는 "다시 한 번 모든 분께 죄송하다.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안 전 지사는 이어 "하지만 고소인들께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사과드린다"며 "검찰 조사를 충실히 받겠다. 그리고 그에 따른 사법 처리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저를 사랑하고 격려해주시신 많은 분들께 그리고 저의 아내와 가족에게 죄송하다"고 말한 뒤 고개를 숙였다.
그는 '위력에 의한 강요를 인정하는지'에 대해선 "검찰 조사에서 성실히 답하겠다"고 답했다. '두번째 피해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 질문에 대해선 답하지 않고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안 전 지사는 남색 롱패딩 차림이었던 것과 달리 이날은 정장 차림으로 검찰에 모습을 드러냈다. 포토라인에서는 시종 굳은 표정을 지었다.
안 전 지사는 자신의 수행비서였던 김지은(33)씨와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더연)' 직원 A씨를 성폭행·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안 전 지사는 김씨가 성폭행 의혹을 폭로한 지 나흘 만인 9일 검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한정적으로 조사가 이뤄진데다 두번째 폭로자 A씨도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검찰은 재조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안 전 지사 재소환에 앞서 A씨에 대한 고소인 조사를 진행했다.
김씨와 A씨를 지원하는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전성협)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오정희)는 지난 16일과 18일 이틀에 걸쳐 A씨를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이번 조사에서 안 전 지사가 위계나 위력을 행사해 성관계를 강요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와 A씨는 공통적으로 권력관계에서 일어난 성폭력이라며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및 추행' 혐의로 안 전 지사를 고소했다. 하지만 안 전 지사 측은 강압이 없는 남녀간 애정행위였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안 전 지사의 두번째 조사를 마친 뒤 조사 내용 검토를 거쳐 신병 처리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였던 김씨는 지난 6일 "안 전 지사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러시아, 스위스, 서울 등에서 4차례 성폭행하고 수시로 성추행했다"며 안 전 지사를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및 추행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A씨는 "안 전 지사로부터 2015~2017년 총 7차례에 걸쳐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뒤 지난 14일 검찰에 안 전 지사를 고소했다. 더연은 안 전 지사의 주도로 설립된 싱크탱크로, 안 전 지사가 2010년까지 초대 연구소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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