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처우 개선대책, 만성화된 인력수급 문제 해소할까
계명문화대 간호학과 학생들이 실습실에서 실습을 하고 있다
3교대 등 열악한 근무에 인권침해까지
수도권 인력쏠림 등 임금 양극화 유발
【세종=뉴시스】이인준 기자 = 보건복지부가 20일 적정 간호인력 확보를 위해 내놓은 근무환경·처우개선 대책이 만성적 인 간호인력 부족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의료인의 경우 대학입학 정원을 통해 인력수급 관리가 이뤄지기 때문에 인력을 급격하게 확충하기 어려운 반면, 우리나라에서 고령화 진행은 가속도가 붙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간호대 입학정원은 2008년 1만1686명에서 올해 1만9683명으로 9년새 68.4%(7997명) 급증했고, 편입 등을 통한 정원외 입학 등 제도도 운영되고 있지만 늘어나는 수요를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다.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간호사 수는 3.5명(2016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6.5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간호인력 수급전망에 따르면 오는 2020년이 되면 간호인력은 11만명이 부족할 전망이며, 2030년이 되면 15만8000명이 적정 수준에서 미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복지부는 우선 의료기관 활동률을 높여 인력난을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간호사 면허자는 지난해 기준 37만5000명으로, 이들 중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는 49.6%에 불과하다. 간호사 절반 이상이 면허를 취득하고도 보건의료기관에서 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배경에는 태움, 성희롱, 폭언·폭행, 임신순번제 등 각종 인권침해 사건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3교대제에서 비롯된 야간 근무와 과중한 노동강도가 원인으로 꼽힌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2011~2016년 보건의료 실태조사'에도, 간호사들의 이직사유는 열악한 근무환경과 노동강도가 38.9%로 가장 많았다.
복지부는 이번 대책발표를 통해 근무환경과 처우개선을 거둘 경우, 간호사 인력의 의료기관 활동률을 2022년까지 54.6%로 5년간 5.0%포인트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복지부는 올해부터 5년간 신규 간호사가 10만3000명이 배출되고, 유휴 인력 재취업 등을 통해 인구 1000명당 간호사수가 4.7명까지 늘어난다.
다만 이마저도 OECD 평균에 72% 수준으로 미달하는 실정이어서 근본적인 추가 대책이 필요할 전망이다.
특히 장기근속을 어렵게 만드는 3교대제의 개편이 시급하다.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간호사의 평균연령은 35.2세로 의사(43.8세), 약사(47.3세)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연령별 활동률은 20대가 76.4%인 반면, 30대 52.7%, 40대 44.0%, 50대 33.4%, 60대 10.5%로 급격히 떨어진다.
또 수도권 쏠림 현상에 따른 간호인력간 지역별, 종별 양극화 문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수도권, 대도시 지역의 경우 상대적으로 인력 수급이 나은 편이지만 지방의 경우 간호인력난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인구 1000명당 간호사수가 4.5명인 반면, 충남은 2.3명, 충북은 2.5명으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또 의료기관 종별로 월평균 보수가 2배 가깝게 차이가 발생 중이다. 상급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의 월평균소득(407만원)을 100으로 놓고 봤을 때 요양병원은 59.2%(241만원)에 불과하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대책 발표는 시작일 뿐이고 앞으로 계속 액션 플랜이 나와야 하는 일이 많다"며 "이번에 못 담은 과제는 추가로 발굴해서 전문가들과의 협의를 통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간호협회는 정부 발표에 대해 "간호사의 근무환경과 처우 개선이 의료기관 활동률을 제고해 의료의 질을 높이고 더 나아가 이들이 지역사회 보건인력으로서 국민 건강을 위해 일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어 선진국형 보건의료 시스템 및 통합서비스 전달체계를 수립하는데 기여하는 것이 이번 대책의 궁극적 지향점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