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핵협정 탈퇴하면?…"유가,현재보다 7달러 오를듯"
이란 리스크에 7일 WTI 70 달러 브렌트유 75 달러 돌파
제재 강화시 원유 공급 35만~50만 배럴 타격 전망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8일(현지시간)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를 강행할 경우 최근 급등세를 타고 있는 국제유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석유수출국기구(OPCE) 3위 산유국인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강화되면 원유 공급이 일정 수준 축소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 결정이 임박하면서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7일 각각 배럴당 70 달러와 75 달러를 돌파했다. 2014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전문가들은 이란에 대한 제재가 강화되면 국제유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은 하루 260만 배럴을 수출하는데 이 중 35만~50만 배럴의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골드만삭스는 이란 제재로 유가가 현 수준보다 배럴당 7달러 가량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콜럼비아대 에너지 정책 센터의 리처드 네퓨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핵협정에서 탈퇴할 경우 전 세계 석유 업체들에게 이란산 원유 구매를 줄이라고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동맹인 유럽 국가 정유업체들은 대부분 이 요구에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란의 원유 수출에서 유럽 업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분의 1 수준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미국은 석유업체들에게 이란산 원유 구매를 줄이라는 압력을 가했다. 보통 180일에 한번씩 구입량의 20%를 줄이라는 주문이 떨어졌다. 이 때 원유 공급은 일평균 100만 배럴씩 떨어졌다.
이란에서 대형 에너지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기업들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최대 석유회사 토탈은 지난해 7월 이란 남부 파르스 지역에서 향후 20년간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30개 유정, 2개 플랫폼, 2개 해상 파이프라인을 포함하는 2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이다. 중국 국영 석유회사도 30%의 지분으로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란 국내 경제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원유와 석유 제품 수출이 이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달한다. 미국의 제재 강화에 대한 우려로 지난해 12월 이후 이란의 통화 가치는 3분의 1 가량 하락했다.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은 두자릿수에 달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이 핵협정에서 탈퇴하더라도 국제사회의 제재 조치를 이끌어 내는 데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이란이 단기간에 석유 수출을 크게 늘려 현금을 비축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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