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실험장 폐기' 南 참관 무산에 여야 온도차…한국·바른미래, 정부 맹비난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21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이 정례브리핑을 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정부는 오늘(21일) 판문점 연락사무소 통화 개시와 함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참석할 우리 측 기자단 명단을 통보하려 했으나 북측은 아직 통지문을 접수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2018.05.21. [email protected]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한국 취재진만 입북을 불허하고 있다"며 "필요할 때 마다 '우리 민족끼리'를 부르짖더니 이제는 '우리 민족'만 왕따 시키며 본격적으로 한국 길들이기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교부마저 한국 취재진에게 '베이징 북(北) 대사관 경비에게 말도 걸지말라'고 했다니 북한의 호통 한마디에 심기까지 살피며 전전긍긍하고 있는 모습이 참 처량하다"고 정부를 비꼬았다.
그는 "결국 판문점 선언의 잉크가 마르기 전에 북한이 온갖 트집을 잡아 미국과 한국을 협박하는 너무 쉽게 예측 가능했던 파란만 일고 있는 것"이라며 "중국에 확실한 보험을 든 북한이 이제는 비난과 협박을 통해 한국을 국제사회에서 자신들의 대변자로 활용하려 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이 나약한 모습으로 눈치만 살피는 동안 북한은 중국과 미국을 오가며 능수능란하게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 하고 입지를 다지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문재인 정권은 이제 북한에 대한 장밋빛 환상에서 깨어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동맹국에 북한의 주장만 대변하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문재인 정권은 유한하지만 대한민국은 영원히 지속된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강조했다.
권성주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논평을 내어 "북한이 끝내 우리 기자단의 참가통지를 접수하지 않았다. 초대장을 보내놓고 문을 걸어잠궜다"며 "남남갈등을 부추기고 우리정부를 길들이려는 북한의 빤한 전략에 헛웃음이 나온다"고 힐난했다.
그는 "북한은 지난 판문점 선언으로 국제사회에 평화에 대한 기대를 고취시킨 후 이미 4일째 진행 중이던 한미연합훈련을 핑계 삼아 군사고위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했다"며 "평화에 대한 기대감과 대화결렬에 대한 불안감을 동시에 안기며 협상력을 높이려는 이제까지와 변함없는 북한의 궤략이다"고 지적했다.
권 대변인은 "우리 정부는 이럴수록 남북대화의 목적과 원칙을 확고히 해야한다"며 "남북대화의 목적은 철저히 '핵폐기'에 있고 원칙은 화해와 견제의 균형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실질적 핵보유국으로 평가되는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 장면을 구경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며 "정부는 북핵폐기와 한반도 평화 정착이라는 멀고 쉽지 않은 길 위에서 북한의 전략에 부화뇌동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반면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조치는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향한 북한의 진정성 있는 행보로 평가되며,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 역시 환영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와 같은 중대한 일에 한국기자단을 배제한 것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을 중심으로 발생한 저간의 상황에 대해 북한의 의도나 입장이 명확히 확인이 돼야하기 때문에 이번 북한의 결정에 과도한 억측은 금물이다"고 강조했다.
백 대변인은 "특히 오늘 저녁 한미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등 이번주가 한반도 평화의 중대한 분수령인만큼 경거망동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더욱이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여 갈등을 유발시키는 언행은 전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마부작침의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일희일비가 아니라 긴 호흡으로 다가가야만 한반도평화라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며 "북한 역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예정대로 진행해 판문점 선언 및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지킴으로써 진정성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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