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유대민족자결권법 통과…아랍계 "아파르트헤이트" 반발
유대인들만이 자국 내에서 자결권 갖는다는 법안
아랍어 공식 언어 지정 박탈에 '특별 지위'로 강등
【예루살렘=AP/뉴시스】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27일 예루살렘의 총리실에서 주례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2011년 이스라엘군에 15일 내로 이란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라는 지시를 내렸었다고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타미르 파르도 전 책임자가 31일 밝혔다. 2018.5.31
이에 따라 소수 아랍계 이스라엘인들은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의회는 지난 수개월 간의 정치적 논쟁 끝에 이날 찬성 62표, 반대 55표로 유대 민족 자결권 법안을 통과시켰다. 표결 후 일부 아랍계 의원들은 투표 결과에 반발하며 소리를 치거나, 문서를 찢기도 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의회를 향해 "이것은 시오니즘 연대기와 이스라엘 국가의 역사에서 결정적인 순간"이라고 밝혔다. 시오니즘은 유대인들의 국가건설을 위한 민족주의 운동을 말한다.
상징성이 강한 이 법은 이스라엘 국가 탄생 70주년 직후에 제정됐다. 법은 "이스라엘은 유대인들의 역사적인 고향이며 그들에겐 이스라엘에 대한 자결권을 독점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히브리어와 함께 부여했던 아랍어의 공식 언어 지정을 박탈하고, 이스라엘 기관 내에서 계속 사용할 수 있는 "특별 지위"로 격하시켰다.
이스라엘 전체 인구 900만명 중에서 아랍계는 180만명으로 약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아랍계 이스라엘인들은 그동안 자신들을 2등 시민 취급했다고 주장해왔다.
실제로 당초 작성된 법안 초안에선 아랍인에 대한 차별이 더 노골적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유대인들만의 공동체 설립을 법으로 제정하고, 관련 법이 없는 경우 유대교법에 따라 법원이 판결하도록 하는 조항 등이 포함됐었고, 이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자 표결 직전 삭제됐다.
대신 "국가는 유대인 정착촌을 국가적 가치로 생각하고 그 설립을 장려하며 촉진시키기 위해 행동할 것"이라는 문구가 들어갔다.
하지만 아랍계들은 여전히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아랍계인 아흐메드 티비 의원은 "경악과 슬픔으로 민주주의의 죽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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