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인사' 온 노회찬 의원…울어버린 창원
【창원=뉴시스】김기진 기자 = 26일 고(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경남 창원시 성산구 반송시장에서 김영훈(좌측) 정의당 노동본부장이 노제를 올리고 있다. 우측은 여영국 정의당 경남도당 위원장. 2018.07.26. [email protected]
이날 오후 4시 40분께 노회찬 국회의원의 영정과 함께 창원에 도착한 김영훈 정의당 노동본부장 등은 가장 먼저 노 의원이 살던 성산구 반림동 자택을 방문했다.
이 집은 노 의원이 지난 2016년 4·13 총선 출마를 위해 전세로 입주해 작고하기까지 살았던 59㎡(20평)짜리 작은 아파트다.
김영훈 본부장은 고인의 영정을 들고 텅 빈 안방과 거실을 돌아본 후 인근 반송시장으로 천천히 이동했다.
고인은 생전에 창원에 내려오면 지역구 식구들과 함께 반송시장에 들러 떡볶이, 막걸리를 시켜놓고 지역 현안에 대해 진지한 토론을 하는 것을 좋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을 더러 보았다는 한 상인은 "노 의원은 털털한 양반이다. 족발, 오뎅, 떡볶이 등을 가리지 않고 사서는 시장 상인들의 근황도 물을 정도로 소탈하신 분이었다. 너무 마음이 아린다"고 아쉬워했다.
【창원=뉴시스】김기진 기자 = 26일 고(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경남 창원시 성산구 반송시장에서 노제가 진행되는 가운데 한 당직자가 비통해 하고 있다. 2018.07.26. [email protected]
시장 상인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고인의 영정에 술을 올리고 절을 했다. 북받치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 끝내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쏟았다. 여기저기서 조용히 흐느꼈다.
한 상인은 "참으로 황망하다. 소탈하게 살던 양반이 여기까지 와서 시장상인과 노동자들을 위해 마지막까지 애를 썼는데 이렇게 가다니..."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어 고인의 영정은 반송시장을 뒤로하고 성동조선해양 노동자들이 농성을 하고 있는 경남도청 앞 천막농성장을 찾았다.
35도가 웃도는 폭염에 폭푹 찌는 듯한 천막 속의 성동조선해양 노조원들은 고인을 뜨겁게 맞이했다.
【창원=뉴시스】김기진 기자 = 26일 고(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영정이 성동조선 노동자들의 농성 장소인 경남 도청 앞에서 잠시 머무는 가운데 성동조선 노동자들이 펼침막을 들고 있다. 2018.07.26. [email protected]
고인은 미국으로 출장 가기 전인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성동조선 회생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도 참석해 노조원들의 힘이 되어주고자 했다.
노 의원의 영정은 이어 민주노총 경남본부 사무실에 들러 간단한 제사를 지냈다.
이 자리서 류조환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여기가 보이십니까? 노 의원님. 노 의원님이 어렵게 예산을 확보해서 이제부터 민주노총 경남본부 건물을 공사하려고 합니다. 좋은 날을 못 보시고 가는게 너무 안타깝습니다"라며 고인을 애타게 불렀다.
고인은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과 정의당 경남도당을 찾아 사무실 관계자와 당직자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창원=뉴시스】김기진 기자 = 26일 고(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영정 속에서 환하게 미소짓고 있다. 2018.07.26. [email protected]
이 자리에는 여영국 정의당 경남도당 위원장, 윤소하 정의당 국회의원, 김영만 6·15공동선언실천 경남본부장 등이 참석해 시민들과 함께 고인의 뜻을 기렸다.
김유철, 오인태 시인의 추모시 낭송과 함께 노 의원의 친구들이 금관악기로 노 의원에게 '마지막 연주'를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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