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트럼프 "김정은 만났듯 이란 로하니와도 만나겠다"
"이란이 원한다면 언제라도 전제조건 없이 만날 수 있어"
말폭탄 속 전격적인 만남 제안...이란이 응할지는 지켜봐야
이란, 최근까지 美와 협상할 상황 아니라는 입장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주세프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2018.07.31.
백악관이 공개한 발언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신임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것처럼 로하니와도 회동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누구라도 만나겠다"며 "다른 사람들과 얘기해야 한다. 전쟁과 죽음, 기아 같은 여러가지 가능성에 관해 얘기해야할 때는 특히 그렇다. 만남을 갖는 것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김 위원장을 만나면서 9개월 동안 미사일 발사가 없었다. 인질들도 돌아왔다. 아주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매우 긍정적"이라며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도 좋은 만남을 가졌다. 아주 좋은 만남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NATO)와도 좋은 만남이 있었다. 나는 NATO에 설명을 했고 수천억 달러가 나토에 지불될 것"이라며 "따라서 나는 만남을 믿는다. 그들이 원한다면 당연히 이란과도 만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지만 그들이 준비가 됐는지 모르겠다. 이란은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나는 이란 핵협정을 끝장냈다. 터무니없는 협정이었다. 결국 그들이 만남을 원할 거라고 믿는다. 난 그들이 원하면 언제든 만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의 회동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무언가를 함께 해결할 수 있다면 이전의 다른 협정처럼 종이 낭비가 아니라 의미있는 일이다. 난 당연히 기꺼이 만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제 조건은 없다. 그들이 만나길 원한다면 만나겠다. 그들이 원하면 아무 때나"라며 "이 건 이 나라에 좋은 일이다. 그들에게도 좋고 우리에게도 좋고 이 세계에 좋은 일이다. 전제 조건은 없다. 그들이 원하면 만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체결한 이란 핵협정(JCPOA. 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올해 5월 일방적으로 탈퇴한 이후 양국 관계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날 전격적으로 로하니 대통령에게 만남을 제안했다.
【빈=AP/뉴시스】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18.7.5.
이란은 미국이 이란산 원유 금수 등 제재 복구 움직임을 취하자 역내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맞섰다. 이에 미국이 다음달 초 이란 핵시설 폭격 등 군사행동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지켜봐야 한다. 이란 대통령 비서실장 마흐무드 베지는 트럼프가 작년 9월 유엔 총회 때 뉴욕을 방문한 로하니에게 8차례 만남을 요청했지만 로하니가 거절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바흐람 거세미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30일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에 대해 "미국의 현재 상황과 적대적 행동, 핵협정 탈퇴, 이란인 경제 제재 등을 고려할 때 협상을 위한 조건이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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