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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억류 日기자 "한국인" 주장 파장…日정부 "구조 최선"

등록 2018.08.01 15: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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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네티즌들 "일본, 한국 이중국적자설" 주장

마이니치 "일본 정부 야스다 구조에 열의 없다"지적하기도

【서울=뉴시스】 지난 31일 인터넷에 공개된 일본인 프리랜서 언론인 야스다 준페이(安田純平·44)로 추정되는 남성이 등장하는 영상. 그는 영상에서 일본어로 "내 이름은 우마루이며, 한국인이다", "오늘 날짜는 2018년 7월25일이고, 매우 힘든 환경이다. 빨리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사진출처: FNN영상 캡처) 2018.08.01.

【서울=뉴시스】 지난 31일 인터넷에 공개된 일본인 프리랜서 언론인 야스다 준페이(安田純平·44)로 추정되는 남성이 등장하는 영상. 그는 영상에서 일본어로 "내 이름은 우마루이며, 한국인이다", "오늘 날짜는 2018년 7월25일이고, 매우 힘든 환경이다. 빨리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사진출처: FNN영상 캡처) 2018.08.01.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시리아에서 3년전 실종된 일본인 프리랜서 언론인 야스다 준페이(安田純平·44)로 추정되는 남성이 자신을 '한국인'이라고 주장하며 구조를 요청하는 영상과 관련,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1일 이 남성에 대해 "야스다가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아사히신문 등에 의하면,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영상에 나온 남성이 야스다가 맞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인의 안전확보는 정부의 최대의 책무"라며 "여러 정보망을 통해 최선을 다해 대응에 힘쓰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상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사안의 성질상 언급을 삼가겠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지난 31일 인터넷에는 야스다로 추정되는 남성이 등장하는 한 영상이 공개됐다. 약 20초 분량의 영상에서 그는 자신을 '한국인'이라고 주장하며 도움을 요청했다. 이름도 야스다가 아닌 '우마루'라고 밝혔다. 

 그는 일본어로 "내 이름은 우마루이며, 한국인이다", "오늘 날짜는 2018년 7월25일이고, 매우 힘든 환경이다. 빨리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영상은 야외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며, 그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영상에서 인질들이 입었던 옷과 같이 오렌지 색 옷을 입고 두 손이 뒤로 묶인 것 같은 자세로 영상에 등장해 도움을 요청했다. 뒤로는 검은색 옷과 복면 차림의 남성 2명이 양쪽에 서서 총을 겨누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일본 언론은 31일 이 영상에 대해 일제히 보도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일본 네티즌들이 반응도 뜨거웠다.

 야스다는 2015년 6월 시리아 내전 취재를 위해 터키 남부에서 가이드와 함께 시리아로 입국했다가 실종됐는데, 그가 실종된 사실은 같은해 12월 '국경없는 기자회'(RSF)에 의해 알려졌다.
 
 이후 야스다가 등장하는 영상은 종종 공개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영상처럼 자신의 이름을 '우마루', 그리고 '한국인'이라고 주장한 적은 없다.  

 이번 영상에 대해서는 일본 언론뿐 아니라 일본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겁다.

 일부 네티즌들은 "내전 중에 시리아에 들어간 본인의 책임 아니냐. 한국인이라고 주장하니 한국 정부가 도와야 한다"라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한 네티즌은 "중동 사람들이 일본인과 한국인을 헷갈려 하는 것은 흔한 일"이라며 "혼선이 생긴 것이고, 우마르라는 이름은 아랍어권에 흔한 이름으로 야스다에게 붙여진 별명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야스다가 한국과 일본의 '이중국적' 소지자설을 주장하기도 했다. 야스다가 당초 한국인이었는데 일본으로 귀화했다는 주장이다.
【도쿄=AP/뉴시스】일본인 프리랜서 언론인 야스다 준페이(安田純平, 사진)가 2015년 6월 말 터키를 통해 시리아 국경을 넘어간 후 행방불명 됐다. 이에 국제 언론 단체인 '국경없는 기자회'(RSF)는 2017년 12월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야스다씨가 지난 7월 초 시리아에서 무장단체에 억류 됐으며, 현재 무장단체는 그의 몸값을 요구하며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일본 정부의 조속한 대응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일본 외무성은 "그를 구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사안의 성질상 구체적인 답변은 할 수 없다"고 밝혔다. 2015.12.24.

【도쿄=AP/뉴시스】일본인 프리랜서 언론인 야스다 준페이(安田純平, 사진)가 2015년 6월 말 터키를 통해 시리아 국경을 넘어간 후 행방불명 됐다. 이에 국제 언론 단체인 '국경없는 기자회'(RSF)는 2017년 12월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야스다씨가 지난 7월 초 시리아에서 무장단체에 억류 됐으며, 현재 무장단체는 그의 몸값을 요구하며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일본 정부의 조속한 대응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일본 외무성은 "그를 구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사안의 성질상 구체적인 답변은 할 수 없다"고 밝혔다. 2015.12.24.



 이 주장에 따르면, 야스다가 귀화 후 일본 여권을 받게됐지만, 시리아로 입국할 때에는 귀화 전 소지하고 있던 여권을 이용해 입국했다는 것이다. 이중국적은 일본에서 불법이고, 그가 한국 여권으로 시리아에 입국했기 때문에 일본 정부가 구조에 열의를 내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야스다가 이전에도 중동 취재를 하며 여러차례 이라크군 등에 붙잡혀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기 때문에 일본 정부의 눈을 피하기 위해 한국 여권을 사용해 시리아에 입국했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일본 언론에서 보도된 바는 없으며, 네티즌들 사이의 주장일 뿐이다.

 일본 언론은 야스다의 사안에 대해 그가 실종된 것이 알려진 2015년 12월 큰 관심을 보이며 대대적으로 보도한 바 있다. 이후에도 때때로 관련보도가 나왔지만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마이니치신문은 2017년 5월2일자 특집기사에서 야스다에 대해 다룬 바 있다. 마이니치는 이 기사에서 "일본 정부가 야스다의 구출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며 의문을 표했다.

 이 신문은 과거 40년간 일본인이 해외에서 납치되거나 구속된 주요 사건(북한은 제외)을 표로 만들어 비교하면서, 야스다 사건이 해결되지 않고 있는데 대해 의문을 표했다. 신문은 해외 억류 일본인의 억류 평균긱나은 '3개월'이었던데 반해, 야스다의 구속 기간은 당시 1년 10개월로 역대 2위라고 지적했다.

 마이니치는 야스다 사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한 소식통을 인용해 "야스다 구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터키 당국 등에 일본 정부가 로비를 한 흔적이 없다"며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것 같다"고도 했다.

 신문은 "국회는 야스다에게 관심이 있느냐"며 "야스다의 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된 2016년 3월 이후 2017년 5월 2일까지국회 위원회에서 야스다의 이름은 6회 거론됐으나, 모두 '정보 수집 등 제대로 대응하겠다'라는 똑같은 정부 답변만 돌아왔다"라고 비판했다.

 또 당시 국회에서는 이같은 일본 정부의 자세를 추궁하는 의원도 없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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