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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 오사마, 20대 초반 세뇌당해"…친모,가디언과 첫 인터뷰

등록 2018.08.03 17: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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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들 "9.11테러 발생 이틀 뒤 오사마 소행 알게 돼"

"조카에게 아버지 뒤 따르지말라고 말하고 싶어"

【워싱턴=AP/뉴시스】이슬람 무장단체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촬영한 사진. 빈 라덴은 2900만 달러(약 358억5850만원)의 개인자산이 있다고 주장했으며 이중 대부분이 지하드(이슬람 성전)에 사용되길 희망했던 것으로 비밀 해제된 미 문건에서 드러났다. 2016.03.01

【워싱턴=AP/뉴시스】이슬람 무장단체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촬영한 사진. 빈 라덴은 2900만 달러(약 358억5850만원)의 개인자산이 있다고 주장했으며 이중 대부분이 지하드(이슬람 성전)에 사용되길 희망했던 것으로 비밀 해제된 미 문건에서 드러났다. 2016.03.01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테러리스트로 9·11 테러 등을 주도한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알카에다를 이끈 오사마 빈 라덴의 가족이 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지와 만나 최초로 입을 열었다.

  어머니 알리아 가네는 빈 라덴을 "길을 잘못 든 사랑하는 아들"로 표현했다. 그녀는 "오사마는 아주 좋은 아이였고, 나를 너무나 사랑했다"며 "20대 초반 잘못된 사람들을 만나 세뇌 당했다"고 주장했다.

 가네는 "오사마는 똑똑하고 수줍음을 많이 타는 아이였다"며 "대학에서 만난 사람들이 그를 다른 사람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빈 라덴은 압둘아지즈 대학교를 다니는 동안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무슬림형제단을 알게 되고 스승으로 꼽는 압둘라 아잠을 만났다. 아잠은 추후 빈라덴이 알카에다를 결성하기 이전 국제 지하디스트 네트워크를 최초로 조직한 인물이다.

 가네는 "그것은 일종의 컬트였다"며 "나는 항상 오사마에게 그들과 멀어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사마는 나를 너무 사랑했기 때문에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내게 말하려 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사마가 극단주의자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다"며 "(알게 된 이후)매우 화가 났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바란 적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함께 자리한 빈 라덴의 형제 하산과 아흐마드는 "9·11 테러 이후 17년이 지났음에도 어머니는 오사마에 대한 일을 부인하고 있다"며 "어머니는 그를 너무 사랑해서 비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오사마의 주변 사람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오사마의 좋은 면만 보려고 한다. 지하디스트 오사마의 모습은 외면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테러가 발생하고 48시간 안에 오사마의 소행인 것을 알았다"며 "우리 모두는 그를 부끄럽게 여겼고 끔찍한 결과가 따를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빈 라덴 가족과의 인터뷰는 사우디에 새로 들어선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지도부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사우디 최대의 건설 기업을 '빈라덴 건설’을 운영하고 있는 이들은 여전히 사우디 사회 곳곳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가디언은 "빈라덴의 유산은 여전히 사우디의 가장 시급한 문제"라며 '온건 이슬람’을 새로운 사우디의 기치로 내세운 새 지도부가 사우디에 드리운 '빈라덴 시대’와 선을 긋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빈 라덴의 아들이자 후계자인 함자 빈 라덴에 대해서도 가족들은 고개를 저었다. 함자는 2011년 5월 빈 라덴이 사살된 이후 알카에다 활동을 시작했다.

 하산은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고 생각했을 때 함자가 아버지의 복수를 하겠다고 말했다"며 "그같은 일은 다시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함자가 지금 내 앞에 있다면 신이 너를 인도하고 있으니 하는 일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고, 아버지의 뒤를 밟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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