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법원장 사상 첫 구속 청구…영장심사 누가 맡나
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 5명 중 1명 배당
양 전 대법원장보다 24~26기 아래 법관
이르면 오늘 구속 심사 일정 정해질수도
검찰, 박병대 전 대법관도 영장 재청구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헌정 사상 처음으로 검찰에 소환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마친 후 검찰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19.01.12. [email protected]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18일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와 함께 한 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된 박병대(62·12기)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도 재청구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 일정은 이르면 이날 중으로, 늦어도 다음주 월요일께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일반적인 사건에 비춰 봤을 때 다음주 초중반에 심사 일정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
구속 심사를 담당할 서울중앙지법에는 박범석(46·26기)·이언학(52·27기)·허경호(45·27기)·명재권(52·27기)·임민성(48·28기) 부장판사 등 총 5명의 영장전담 법관이 있다. 양 전 대법원장보다 24~26기 낮은 후배 법관들이다.
이 중에서 법원 관련 수사 확대 및 업무 부담 등을 이유로 뒤늦게 영장 업무에 투입된 명 부장판사와 임 부장판사가 양 전 대법원장 구속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 영장전담 판사들의 경우 법원행정처 근무 이력과 사법농단 의혹에 관여된 법관들과의 연고관계 등을 지적받아왔기 때문이다.
앞서 박 전 대법관과 고영한(64·11기) 전 대법관의 구속영장은 임 부장판사와 명 부장판사가 각각 사건을 배당받아 기각한 바 있다.
두 부장판사는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공모관계 성립 여부에 대한 소명 정도, 지금까지 다수 증거자료가 수집된 점, 현재까지의 수사경과 등에 비춰 구속 사유나 구속의 필요성 및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었다.
【의왕=뉴시스】박주성 기자 = 구속영장이 기각된 박병대 전 대법관이 지난해 12월7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2018.12.07. [email protected]
한편 임 부장판사는 지난해 10월27일 '사법농단 1호 구속 사건'인 임종헌(60)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당시 임 부장판사는 "범죄사실 중 상당한 부분에 대해 소명이 있고 피의자의 지위 및 역할,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 수사의 경과 등에 비춰 볼 때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으므로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검찰 출신인 명 부장판사는 사법농단 윗선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처음 발부한 전례가 있다. 그는 고 전 대법관의 주거지, 박 전 대법관과 차한성 전 대법관의 현 사무실, 그리고 양 전 대법원장이 퇴임 후 사용한 개인 차량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했다. 다만 양 전 대법원장 주거지에 대해서는 '주거 안정의 가치가 중요하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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