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일 '출산율 0명' 국가 가시화…"지난해 0.97명 잠정"(종합)
저출산·고령사회委, 출생아수 32.5만명 예상
"출생아 30만명 붕괴 속도 늦추는 데 역점"
【서울=뉴시스】2000~2018년(잠정) 출산율 및 출생아수 현황. (그래픽=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제공) [email protected]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24일 오전 서울가든호텔에서 개최한 '제2차 민간위원 전체 워크숍'에서 지난해 합계출산율을 0.97명, 출생아 수를 32만5000명으로 잠정 추계했다.
이창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기획조정관은 이날 "12월은 통상적으로 출산을 다음해 1~2월로 넘기는 경향이 있다"며 "출생아 감소폭이 연말까지 9~10% 줄어든다고 볼 때 출생아 수는 32만5000~32만6000명, 합계출산율은 0.97명 내외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합계출산율은 15~49세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나타낸 지표다. 35만8000명이 출생해 역대 최저치인 1.05명으로 떨어졌던 2017년보다 낮은 수치로, 출산율이 이대로 확정될 경우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출산율 0명대 국가가 된다.
이미 한국은 2016년 합계출산율 1.172명을 기록, 2017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강신욱 통계청장도 지난달 10일 "합계출산율이 1.0명을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합계출산율이 1.0명 이하로 떨어진다면 이는 세계 최초이자 OECD 국가 중에서도 최하위 출산율을 기록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합계출산율 1.0명선 붕괴는 예고된 바 있다. 2017년 4분기 0.94명으로 '0명'대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1분기 1.07명으로 소폭 올랐던 출산율은 2분기 0.97명에 이어 3분기엔 0.95명까지 떨어졌다.
우리나라는 이른바 '밀레니엄 베이비'가 태어난 2000년 64만명이 태어나 합계출산율 1.47명을 기록했으나 2001년 1.30명으로 떨어지면서 초저출산 시대에 접어들었다. 2005년 처음 1.1명을 밑도는 1.08명까지 낮아지면서 정부는 저출산·고령사회위를 출범했다.
이후 1.12~1.30명대를 오가던 합계출산율은 어느새 0명대 시대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전망은 현재 인구 규모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대체출산율 2.1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다만 이번 저출산·고령사회위 추계는 그간 합계출산율과 출생아 추이를 토대로 예측한 결과다. 정부의 공식적인 합계출산율과 출생아 수는 다음달말 통계청에서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저출산·고령사회위는 지난해 12월 기존 '3차 저출산 기본계획(2016~2020년)'을 수정·발표하면서 모든 세대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저출산·고령화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올해는 ▲아동 중심 양육지원체계 개편 ▲육아휴직 급여 체계 개편 ▲남성육아휴직 할당제 등 육아휴직 활성화 ▲가정 돌봄서비스 사각지대 해소 ▲일터·가정 성평등 구현 목표 구체화 ▲주민등록표 보완 ▲출생통보제 도입 ▲한부모 양육비 확대 ▲비혼자 난임시술 지원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창준 기획조정관은 "당장 시급한 출산율에 얽매이지 않고 청년세대와 2040세대, 은퇴세대, 노인세대 삶의 질을 높여 가족과 출산을 선택하도록 긴 호흡으로 노력하겠다"면서 "출생아 수 30만명 선이 무너지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지 않도록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조강연자로 참석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저출산 정책 기조와 틀을 바꾼 이후 시간이 얼마 경과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책 효과가 발생하기까지는 기다려야 한다"면서도 "올해부터는 구체적인 성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정부 부처들이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 지적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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