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후보에서 미결수로…김경수·안희정, 동시 추락
김경수·안희정, 차기 여권 대선 주자 꼽혔던 이들
안희정, '비서 성폭행 혐의' 2심서 징역 3년6개월
김경수, '드루킹 댓글 조작' 1심서 징역 2년 구속
한때 '정치적 동지'…나란히 구치소로 향하게 돼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안희정 전 충청남도 지사가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은 후 법정 구속돼 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2019.02.01. [email protected]
1일 법원에 따르면 안 전 지사는 이날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판사 홍동기) 심리로 진행된 강제추행 등 혐의 항소심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안 전 지사는 지난 2017년 7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전 수행비서였던 김지은(34)씨를 업무상 위력으로 간음하고, 강제추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3월 김씨의 폭로로 불거진 이 사건으로 인해 안 전 지사는 결국 지사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검찰 수사 끝에 재판에 넘겨진 안 전 지사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구사일생'으로 위기에서 벗어나는 듯했다. 1심은 피해자인 김씨가 내놓은 진술의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이유 등을 들며 안 전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즉각 항소했고, 지난해 11월부터 2심이 시작됐다. 재판부는 두 차례의 준비 기일을 거친 뒤 3차례 공판을 열었고, 김씨를 다시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는 등 심리를 진행했다.
재판부는 그간의 심리 내용을 종합한 뒤 이날 안 전 지사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했다. 김씨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한 데다가 안 전 지사가 김씨의 위치 및 처지 등 취약함을 알면서도 이를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재판부는 "김씨가 안 전 지사의 지시에 순종해야 하고, 그 둘 사이의 내부사정을 드러내지 못하는 취약한 처지를 이용해 범행을 저질러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현저히 침해했다"며 "범행 기간이 상당하고 (범행이) 반복적으로 이뤄진 점 등을 볼 때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안 전 지사가 유죄 판결을 받고 법정 구속되기 이틀 전 또 다른 여권 '잠룡'도 추락했다. 현재까지도 계속해서 정치권을 떠들썩하게 만든 인물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연루된 김 지사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드루킹 댓글 조작' 관련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등 혐의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2019.01.30. [email protected]
안 전 지사가 의혹이 불거진 이후 지사직에서 물러나 은둔한 반면 김 지사는 수사 및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도정 운영 등에 있어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무죄를 자신하면서 "제가 얘기한 것이 진실이라는 것을 밝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애초 법조계 등에서도 김 지사에 대해 허익범 특검팀의 수사 과정이 순조롭지 못했고, 공모관계를 입증할 증거가 뚜렷지 않다는 평가에서 유죄 판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었다. 안 전 지사가 '도덕적'인 면에서 큰 타격을 입은 것과는 달리 김 지사는 법원의 무죄 판결로 오히려 기사회생할 수 있다는 예측이었다.
이런 예상이 지배적이었던 만큼 김 지사에 대한 1심 판결은 오히려 더 큰 파장을 일으켰다.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는 지난달 30일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등 혐의에 대해 징역 2년 실형을 선고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지사 혐의 전부를 유죄로 인정한 것이다.
재판부는 "사후 조작 불가능한 객관적 물증과 진술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범행을 부인했다"고 질타하면서 김 지사를 법정 구속했다. 도정을 운영하는 현직 도지사인 점이 고려되지 않은 것이다. 특히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혐의로 실형이 선고된 경우는 법이 생긴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결국 한때 '정치적 동지'라 불렸던 안 전 지사와 김 지사는 공교롭게도 이틀 사이에 같이 각각의 구치소로 향하게 됐다. 안 전 지사는 남부구치소에, 김 지사는 서울구치소에 수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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