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공주 '총리 출마' 없던 일로…"국왕 뜻 따르겠다"
왕실 관례 깬 사상 첫 총리 도전 하루만에 '해프닝'
【방콕=AP/뉴시스】5년만에 치러지는 3.24 태국 총선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우본랏타나 라자캰야(67) 공주가 총리 후보 출마를 선언한 하루만에 다시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남동생이자 태국 국왕인 마하 와치랄롱꼰의 반대 뜻을 수용한 것이다. 지난 2017년 10월27일 우본랏타나 공주가 왕궁 밖 인파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2019.02.09
우본랏타나 공주를 총리 후보로 공식 지명했던 타이 락사 차트당은 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당은 국왕에 충성을 맹세한다"면서 "아울러 국왕의 칙령을 정중히 받아들이며 선거법과 왕실 전통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총선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 8일 우본랏타나 공주는 ‘탁신계 정당’인 락사 차트당의 후보로 총리직에 도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태국에선 왕실 구성원이 정치에 개입하지 않는 게 관례였다. 국왕의 가족이 정치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왕과 왕실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강력한 태국 특성상 우본타나 공주가 새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됐고, 태국 안팎의 이목이 집중됐다.
와치랄롱꼰 국왕은 이날 왕실 칙령(성명)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든 왕실 고위 구성원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국가의 전통과 관습, 문화에 반하는 것으로 간주된다"며 "지극히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우본랏타나 공주는 “나는 왕족이 아니라 평민이며, 총리 후보 출마는 헌법적 권리”라고 반박했었다. 그러나 그는 결국 국왕의 뜻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우본랏타나 공주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지난 어제 지지자들이 보여준 사랑과 친절에 감사하다”면서 "태국이 더욱 발전하고 국제사회의 존경을 받는 국가가 될수 있기를 바라고, 태국 국민들이 권리와 기회, 행복한 삶을 누릴수 있기를 희망한다, 사랑한다”고 밝혔다.
한편 우본랏타나 공주는 고(故) 푸미폰 아둔야뎃 전 국왕의 1남3녀 중 맏딸로 1972년 미국인과 결혼하며 왕족 신분을 상실했다. 이후 1990년대 후반 이혼하고 2001년 태국으로 영구 귀국해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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