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전철 6개 노선 신설 호재 될까…강북은 '조용'
서울시 '제2차 서울시 도시철도망구축계획' 발표
추진 지연된 4개 노선과 서부선, 강북횡단선 깔려
주민들 "환영은 하지만"…집값에 영향은 없을 듯
【서울=뉴시스】서울시가 2028년까지 약 7조원을 투입해 경전철 6개 노선을 신설한다. 재정사업으로 전환한 면목·목동·난곡·우이신설연장선 등 4개노선과 서부선은 완·급행 계획 그리고 신규 추가된 강북횡단선이 해당된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시가 향후 10년간 약 7조원을 투입해 경전철 6개 노선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노선이 들어설 해당 지역은 예상보다 조용한 분위기다.
보통 지하철이 개통하면 주변 상권이나 시세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표적인 '호재'로 꼽힌다. 그러나 9.13 대책의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데다 우이신설연장선, 면목선, 난곡선 등 대부분의 경전철 사업이 지연되고 있어 주민들은 큰 기대감을 보이지 않는다.
시는 20일 '제2차 서울시 도시철도망구축계획(안)' 용역결과를 발표하며 "경제적 타당성 최소기준을 만족하되 지역균형발전 효과가 높은 노선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노선안을 선정, 2028년까지 추진해 철도중심 대중교통체계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경전철 6개 노선을 신설한다. 기존 기본계획 노선 중 추진이 지연된 면목·목동·난곡·우이신설연장선 등 4개 노선과 서부선, 그리고 새로 계획한 강북횡단선이 깔린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상암과 청량리, 목동 등 구도심 역할을 하는 지역들은 수요가 지금보다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구도심으로서 더욱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며 "특히 강북횡단선의 경우 외곽순환도로와 내부순환도로 사이 교통사각지대를 메워줄 수 있어 주변 생활권 발달에 상당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함 랩장은 "기존의 경전철 사업도 대부분 지연되고 있는 상황인데 강북횡단선은 기존 노선들보다 거의 2~3배 이상의 자금이 들어간다"며 "속도감을 갖지 않는다면 교통망 수혜 효과나 주변 지역 발달 효과도 현실화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경전철 산업이 지지부진한 지역 주민들은 이번 사업계획 발표에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가재울뉴타운 인근에 사는 주민 함모(42)씨는 "이쪽은 전철도 멀고 아무래도 교통에서 조금 소외받은 지역이라서 교통이 편리해진다고 하니 좋다"면서도 "서부 경전철 얘기도 나오다가 아직도 오리무중인데 이것도 제대로 진행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열차당 4량 밖에 안 되는 경전철이라 교통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선이 들어서는 강북의 핵심 지역들에 이미 1~9호선 중전철이 들어가 있어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큼의 호재는 되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다.
도봉구 방학동 C공인중개소 대표는 "지하철도 아니고 경전철인 데다 다른 데랑 순환노선이면 좋은데 그것도 아니니까 주민들은 큰 호재가 될 거라고 생각하진 않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단 강북에 투자해서 강북을 살고 싶은 동네로 만드는 것 자체는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동대문구 전농동 D공인중개소 대표는 "청량리역은 이미 동북권 교통의 중심지이기 때문에 개발한다는 거 자체는 환영하지만 이것 때문에 집값이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며 "특히나 거래도 뚝 끊긴 상황인데 분위기를 반전시킬 것 같지 않다"고 전했다.
성북구 길음동 E공인중개소 대표 역시 "이쪽은 4호선이 버티고 있어서 그렇게 큰 의미는 없을 것 같다"며 "새 아파트가 많이 들어오기도 하고 이전부터 워낙 호재는 있어 와서 경전철 때문에 들썩이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기존에 역이 조성돼있는 지역의 경우 어느 정도 가격 상승은 예상되지만 엄청난 호재라고 얘기하기엔 무리가 있다"면서 "강북 쪽이라고 하더라도 역세권 지역과 비역세권 지역은 또 온도차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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