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100주년 남북공동행사 추진에 北 불참 통보…이유는(종합)
北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 명의로 전통문 보내와
북미회담 준비에 '올인'…참가 여력 안 되는 듯
3·1운동 및 임시정부 관한 입장 차도 작용 관측
北에서 독립운동 본류는 김일성 항일무장투쟁
"안중근 공동 유해발굴 등 다른 사업은 지속"
【개성=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이 26일 오전 개성 판문역에서 진행된 '동·서해선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마친 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8.12.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오종택 김성진 기자 = 북한 당국이 3·1절 100주년을 맞아 남북이 공동으로 기념행사를 진행하자는 우리 측 제안에 공식적으로 불가 입장을 전해왔다.
통일부 고위 관계자는 2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3·1절 관련해서 북측이 오늘 공식적으로 공동기념 행사는 이번에 어렵겠다고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남북이) 가급적이면 공동행사를 하자는 쪽으로 협의해왔지만 북측에서 이런저런 상황상 쉽지 않겠다고 이야기해왔고, 공동기념행사는 어렵겠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통보해왔다"며 "리선권 조국평화통일 위원장 명의로 보내온 전통문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남북은 지난해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3·1운동 100주년을 남북이 공동으로 기념하기로 하고, 실무적인 방안을 협의해나가기로 했었다.
이달초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에서 소장회의를 열고 3·1운동 100주년 공동기념행사 등에 대한 현안을 논의한 바 있다.
우리 측의 제안에 북측은 그 동안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가 3·1절을 열흘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불가하다는 통보를 했다.
정상 간의 합의사항임에도 북측이 특별한 이유를 대지 않고 공동기념행사를 거절한 것은 우선 1주일이 채 남지 않은 2차 북미정상회담 준비에 '올인'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공동기념행사가 북미 정상회담 일정과 맞물려 있고, 행사 준비까지 시간이 촉박해 행사에 참석할 북측 대표단 규모가 대폭 축소되거나 행사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제기됐던 상황이다.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과 관련해 남북 간 입장 차도 북한이 공동행사를 꺼린 이유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은 그 동안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이 아닌 김일성 주석의 항일무장투쟁을 독립운동의 본류이자 주류라고 주장해왔다. 따라서 남측에서 대대적으로 의미를 부여하며 주도하는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행사에 내심 소극적이거나 탐탁치 않은 입장이었다.
통일부는 북측의 불가 통보로 3·1절 100주년 남북 공동 기념 행사가 무산됐지만 남북 정상이 합의한 다른 100주년 기념 공동사업은 계속해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도 3·1운동 100주년 관련해서 안중근 의사 공동유해발굴 사업을 남북 공동사업으로 제안했고, 이 부분은 이날 북측이 보낸 전통문에도 불가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어쨌든 3·1절 100주년 행사가 3·1절 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등 과거에 진행해오다 중단된 것을 포함해서 여러 가지 사업이 있다"면서 "그런 사업은 계속해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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