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연락사무소 개설엔 관심 없을 듯" 리비어 전 부차관보
"90년대 합의 당시도 북한은 제재 해제를 우선시"
【하노이(베트남)=뉴시스】 전진환 기자 =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21일 오후(현지시각) 베트남 하노이 오텔 뒤 파르크 하노이 호텔에서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가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첫 의제 협상을 마치고 차량으로 떠나고 있다. 2019.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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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영진 기자 = 2차정상회담에서 북미간 연락사무소 개설에 합의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북한이 흥미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1990년대 논의한 평양주재 미 연락사무소 대표로 내정됐던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가 말했다고 미국의소리(VOA)방송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비어 부차관보는 연락사무소 실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과거에도 합의한 사안인 만큼 어려운 일은 아니며 미국으로선 제재완화나, 종전선언, 군사훈련 축소 등보다 쉬운 상응조치일 것"이라면서 그같이 말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북한은 자신들의 우선 순위가 따로 있다. 당시에도 경제 제재 해제 등 미국의 대북 압박을 제거하는 것을 더 우선시 했다. 또 무엇보다 당시 북한의 최대 관심사는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 미대사관에서 필요한 물자를 판문점을 거쳐 평양으로 반입한다는 계획에 북한 군부가 반대할 것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당시 한국어를 구사하고 북한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로 약 5~6명의 팀을 꾸렸으며 북한이 보여준 동유럽 공관 건물들 중 구 동독 대사관 건물과 관저를 사용하기로 북한과 잠정적으로 합의했었으나 실현되지 않았고, 그 건물에는 지금 영국대사관이 자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락사무소가 개설된다면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 시설 폐기 등의 임무를 맡게 될 미국 전문가와 사찰단, 기술자 등의 활동과 현장 접근을 지원하는 역할을 부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이 제재를 완화할 수 있으려면 북한이 핵시설, 핵 역량, 핵 보유량, 핵무기 규모 등을 포함한 완전한 핵신고서를 제시하고 미국과 함께 사찰을 동반한 핵 시설 폐쇄와 불능화를 진행해야 한다"면서 "최소한 영변 핵시설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미국 정부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역량 제거를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목표를 수정한 듯하다"면서 "이는 중, 단거리 탄도미사일 역량을 그대로 남겨두게돼 한국과 일본, 아시아 주둔 미군 기지 등에 위협이 되며 미국의 안보와 아시아 동맹국의 안보를 분리하는 접근이기 때문에 일부 동맹국은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부에서 북한의 핵 보유를 일부 허용하고 '동결'과 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 "북한의 영구적인 핵무장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라면서 "일부 의원들이 이같은 주장을 펴고 있으나 다수의 의원은 물론 많은 미국인이 받아들일 수 있는 목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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