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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구제역·메르스·산불…이 총리 '준비된 재난 대응'

등록 2019.04.07 15: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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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발생 2시간여 만에 긴급지시…신속 대응 주목

볍씨, 만성질환약 등 이재민 지원방안 세심히 살펴

준비된 재난 대응…재임 중 목표로 "안전 대한민국"

자필 메모도 화제…산불 예방, 복구 지원 지속 논의

【서울=뉴시스】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5일 강원도 산불로 주거를 잃고 대피한 주민들을 만나고 있는 모습. 2019.04.05. (사진=이낙연 총리 SNS)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5일 강원도 산불로 주거를 잃고 대피한 주민들을 만나고 있는 모습. 2019.04.05. (사진=이낙연 총리 SNS)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정부의 '총력 대응'으로 강원도 대형 산불이 비교적 빠르게 진화된 가운데 이낙연 국무총리의 준비된 재난 대응이 특히 눈길을 끌고 있다. 재임 중 목표로 '안전 대한민국'을 꼽은 바 있는 이 총리는 재난 대응을 거듭할 수록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총리의 재난 대응에서 먼저 눈길이 가는 점은 '신속성'이다. 이 총리는 지난 4일 불이 난 지 2시간여 만에 긴급지시를 내렸고, 다음 날 아침 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해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부처별 대응계획을 의논했다.

이 총리는 회의 직후 화재 현장도 방문했다. 총리의  현장 방문이 '보여주기식 행정'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불길이 번지며 대피인원이 늘어나자 국민을 안심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우려를 염두에 둔 듯, 그는 현장을 찾기 전 "재난 대응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수행 인력을 최소화 해주고, 현장에서도 의례적인 보고를 할 필요는 없다"며 의전을 최소화해달라고 당부하는 철저함을 보였다.

이 총리의 대응에서 또 주목되는 점은 '소통'이다. 그는 정부가 대처해야 할 방향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한편, 따뜻한 위로를 건네 피해주민들의 불안을 가라앉혔다.

그는 강원도 고성 현장대책본부에서 이재민들의 임시 거처를 거주지 근처로 마련하고, 농민들에게는 볍씨와 농기구를 지원하라고 주문했다. 이재민 대피소에서 고령의 주민을 만난 뒤에는 "고혈압 등 만성질환 약도 가지고 나오지 못한 어르신들도 계실 텐데 보건소에서 챙겨드려 달라"고 당부했다.

【서울=뉴시스】박미소 수습기자 =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상황실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의 주재로 '제2차 강원도 산불 관계장관회의'가 열리고 있다. 2019.04.06.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박미소 수습기자 =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상황실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의 주재로 '제2차 강원도 산불 관계장관회의'가 열리고 있다. 2019.04.06.  [email protected]

이 총리가 대피소에서 주민들에게 건넨 따뜻한 말도 크게 회자됐다. 그는 주민들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마음을 굳건하게 잡숴야 한다",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으니 마음 상하지 말라", "더 힘든 일도 이겨냈으니 이번에도 이겨내자"고 말하며 삶의 기반을 잃은 주민들을 성심껏 달랬다.

아울러 그는 산불 진화에 애를 쓴 소방인력에 대한 감사와 안전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주불 진화' 완료 보고를 받은 후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강원 산불을 진압하는 요원들께 감사드린다. 산림청과 소방청 직원들, 육군 제23보병사단 장병들, 고맙다"고 별도로 감사의 메시지를 남기며 "절대 안전을 지키며 진화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일요일인 7일 아침에도 "강원 산불 후속 보고"라며 전날 보고받은 진화 현황과 주민 대피 상황을 SNS에 공유했다. 아울러 "이재민에게는 옷가지도 필요하다"며 구호물품과 성금을 보낼 곳을 안내했다.

이 총리의 재난 대응능력은 이번에 갑자기 빛을 발한 게 아니다. 그는 AI(조류인플루엔자), 메르스,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도 곧바로 긴급지시를 내렸고 다음 날 긴급대책회의를 소집해 총력 대응전을 폈다. 전염병뿐만 아니라 제천 화재, 포항 지진 등 사고와 지난 여름 폭염 때도 긴급지시를 통해 관계부처에 민첩한 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지난해 9월 메르스 발병 당시 자정에 가까운 시각까지 확진자 동선과 보건당국 대응을 SNS에 알렸다. 며칠 뒤 러시아를 방문한 그는 해외에서도 거의 매일 대응 상황을 SNS에 올리며 국민들의 공포감을 해소하려 노력했다.

【서울=뉴시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6일 강원도 산불 관계장관회의 당시 들고 있던 수첩 메모 중 일부. 2019.04.06. (사진=정운현 국무총리비서실장 SNS)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6일 강원도 산불 관계장관회의 당시 들고 있던 수첩 메모 중 일부. 2019.04.06. (사진=정운현 국무총리비서실장 SNS) [email protected]

국민 안전에 대한 이 총리의 관심은 지대하다. 그는 지난해 10월 MBC '100분 토론' 출연 당시 총리 재임기간 중 목표로 "안전 대한민국"을 꼽은 바 있다. 그러면서 "메르스와 조류독감(AI) 대처를 잘한 편이고, 그런 것에 유능하게 대처하는 정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6일 강원도 산불 관계장관회의에서 포착된 이 총리의 수첩은 그 연장선에 있다. 정운현 국무총리비서실장이 공개한 8쪽짜리 수첩 사진에는 이 총리가 자필로 작성한 산불 관련 메시지가 꼼꼼하게 메모돼 있다. 이 사진이 알려지며 이 총리의 재난 대응에 대한 칭찬이 쏟아졌다.

이 총리는 수첩에서 단계적으로 해야 할 일로 '잔불 정리·뒷불 감시', '이재민 돕기', '특별재난지역', '복구 지원', '장비 보강·예방 등 제도적 보완'을 언급했다. 재난 대응의 큰 그림을 그리면서 현단계에서 필요한 일을 정리한 것이다. 

특히 이재민 대책으로는 '식사·숙박·의복·의료'와 함께 '학생공부, 농업 등 시급한 생업'을 열거해 세심함을 보였다. '국민들께서 이웃의 아픔을 함께 아파하는 착한 심성'을 언급하며 기부와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방법도 자세히 적어 뒀다.

이 총리는 이번 화재로 소실된 건물, 시설, 임야 등에 대한 복구 지원을 이번 주부터 본격 논의할 계획이다. 봄철 잦은 산불을 예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각 부처에 주문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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