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 세계 1위' 사우디 아람코 회사채에 86조원 몰려…목표액 7배
美국채 보다 낮은 금리…석유회사 안정투자 '인기'
【호우타(사우디아라비아)=AP/뉴시스】지난 1997년 2월26일 사우디아라비아 호우타의 알-호우타 유전에서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한 직원이 원유 채굴 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할리드 알-팔리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지난해 8월 아람코의 상장 계획이 취소됐다는 보도와 관련해 아람코 상장은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2018.8.23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아람코의 회사채 발행에 750억달러가 몰렸다.
아람코는 애초 100억달러(11조4000억원)에서 150억달러(17조1000억원)를 목표로 했었다. 회사채 거래는 런던 시각으로9일 오후까지 진행된다.
아람코의 회사채는 3년만기에서 30년만기까지 6가지로 출시됐다.
10년 만기 채권의 경우 미국 국채보다 1.25% 포인트 높은 금리를 나타냈다. 그러나 사우디 국채가 미국 국채에 비해 1.27%포인트 높은 것을 감안하면 실제 아람코 금리는 미국 국채보다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회사채 금리가 국채보다 낮아지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으로 그만큼 아람코를 안정적인 투자처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경쟁국인 카타르의 경우도 올해 초 120억달러의 회사채를 판매했을 때 500억달러의 주문을 받았다. 부유한 석유 생산국의 채권에 대한 투자자의 인기를 반영한 것이다.
지난해 연말과 올해 초 유가가 하락하고 세계 경제 침체와 투자자들의 이탈현상이 발생하면서 중동 산유국들도 위기를 맞았었다.
그러나 최근 상황 반전이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배럴당 50달러 수준의 유가가 최근 70달러선까지 오르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이번 채권 발행은 사우디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이 자신의 개혁 정책 추진을 위한 자금 조달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 피치와 무디스는 최근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아람코의 신용등급을 최고등급에서 5번째로 높은 A+, A1로 매겼다. 이는 미국 에너지기업 엑손, 쉘, 세브론보다는 낮은 등급이다.
아람코의 지난해 세전수익(이자, 법인세, 감가상각비 등을 차감하기 전 수익)은 2240억달러(254조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돼 전 세계 기업 가운데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아람코의 순이익은 애플, 구글, 엑손모빌의 이익을 다 더한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비상장기업인 아람코은 지난해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했으나 오는 2021년으로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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