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들인 임정 100주년 기념식 불참…文, 진한 아쉬움 토로
한미 정상회담 차 10일 출국…기념식 불참 불가피
기념사 담길 '신 한반도 체제' 메시지, 국무회의서 전달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14회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제가 그날 기념식에 참석할 수 없게 되어 매우 아쉽습니다만, 4월1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온 국민과 함께 벅찬 가슴으로 기념하며, 국무위원 여러분과 함께 의미를 되새기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자 한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공들여 준비한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식이지만 워싱턴 순방길에 나서며 참석하지 못하는 데 대한 아쉬움을 나타낸 것이다.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기념식 전날인 10일 출국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말부터 주요 행사가 있을 때마다 과거 100년에 대한 성찰과 미래 100년 준비를 위한 메시지를 발신해 왔다.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자는 취지에서였다. 그 일환으로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자는 차원에서 임시정부 수립일인 4월11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했을 정도로 문 대통령에게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식은 의미가 남다르다.
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매우 아쉽다"며 본인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것도 이러한 맥락 위에서 해석할 수 있다. 3·1절 100주년 기념식에서 한 차례 제시했던 '신(新) 한반도 체제' 비전을 국민들 앞에 구체적으로 설명할 기회를 잃은 것에 대한 아쉬움으로도 읽힌다.
'신 한반도 체제'는 불행했던 과거 100년을 딛고, 희망찬 미래 100년을 향해 나아가자는 의미가 담긴 문 대통령의 국정 철학이자, 미래 한반도를 이끌어갈 100년의 새 질서를 의미한다. 일제강점기 등을 겪으면서 내재된 열등 의식을 극복하고 대한민국 주도로 한반도 주변 질서를 만들어가겠다는 게 신 한반도 체제의 핵심 철학이다. 지난 3·1절 100주년 기념식에서 처음 공개됐다.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9.04.09.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은 대신 출국 전 마지막 국무회의를 통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에 담길 만한 메시지들을 적극 전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지난 100년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으로 이룬 국가적 성취는 이제 국민의 삶으로 완성돼야 한다",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 그늘을 걷어내고 국민 모두 함께 잘 사는 사회로 나가야 한다", "혁신적 포용국가로 새로운 백년의 기틀을 세우고자 한다"고 언급한 것 모두 '신 한반도 체제'를 관통하는 메시지들이다.
문 대통령은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가 새로운 백년의 굳건한 토대다. 앞으로 100년은 과거 질적과 다른 새로운 100년으로 나가야 한다"며 "역사의 변방이 아닌 중심에 서서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어나가야 한다. 그것이 새로운 한반도 시대"라고 강조했다.
오는 11일 오후 7시19분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의 마당 광장에서 예정된 제100주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에는 문 대통령 대신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할 예정이다.
임시정부 수립 원년인 '1919년'에서 기념식 시간(오후 7시19분)의 의미를 담았고, 74년 전인 서울진입 작전에 투입된 광복군 4명이 도착한 장소(舊 여의도비행장)에서 기념식 장소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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