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인수 거명 기업들, 겉으론 손사래...속으로는?
SK, 한화, 애경, CJ, 롯데, 신세계, SK네트웍스, 금호석유화학, 호반건설...
막대한 자금 투입에 인수의향서 제출 직전까지 계속 고민 이어갈 듯
【인천공항=뉴시스】최진석 기자 =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 항공 매각과 관련 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자회사들이 아시아나 항공과 함께 '통매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1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아시아나 항공 여객기가 착륙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16일 증권가와 업계에선 SK, 한화, 애경, CJ, 롯데, 신세계그룹, 금호석유화학, 호반건설 등을 유력 인수후보자로 거론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현재 "검토된 바 없다", "전혀 관심없다"는 입장이다. 매각 주관사가 선정되고 매각 공고가 나와 본격 인수전이 펼쳐지기 전까지는 추측이 난무하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했던 SK그룹,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케이에 투자한 적이 있는 한화그룹, LCC 1위 제주항공을 보유하고 있는 애경그룹 등을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힌다.
SK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검토된 바 없다"는 공식입장을 밝혔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선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했던 SK의 참여를 기정사실로 보고있다. 이미 자금력이 충분한데다 인수 이후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뻔히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SK 관계사 SK네트웍스의 참여 가능성을 예상하기도 한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회장이 친분관계가 돈독하다는 점이 배경이다. 이와 관련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추측과 가능성일 뿐"이라고 일축하며 "현재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된 움직임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화그룹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 현재로선 롯데카드 인수 준비에 힘쓰고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선 한화그룹이 국내 유일 항공엔진 제조 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데다 지난해 LCC 에어로케이에도 재무적투자자로 참여 했다가 항공운송사업 면허 반려로 투자금을 회수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있다.
애경그룹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 1위 LCC 제주항공 제주항공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2위 대형항공사를 인수하게되면 그룹이 한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에 입장은 달라질 수 있다. 업계에선 제주항공이나 애경그룹이 자금력은 부족하지만 전략적 투자자나 재무적 투자자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있다.
롯데, CJ, 신세계, 호텔신라 등 면세, 물류기업들도 사업 시너지 효과를 노리며 인수전에 참여 할 가능성을 예상하기도 하지만 역시 "전혀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는 지금까지 기존에 영위하는 사업과 관계된 기업에 대한 M&A를 진행해왔다"며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한 바 없고, 관심도 없다"고 말했다. CJ그룹 관계자도 "현재 CJ대한통운과 CJ제일제당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과 호텔신라 측은 인수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조차 부담스러워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을 11.98% 보유한 2대 주주인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헀다. 금호석유화학은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도 계획하고 있지도 않다"며 "건실한 대기업이 인수해 하루빨리 경영정상화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호남권 기업 호반건설도 인수후보로 꼽힌다. 호반건설은 지난 2015년 채권단이 금호산업 매각을 위한 공개입찰을 할 당시 단독입찰에 나서면서 인수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거론되는 기업 중엔 분명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주가가 급등해 있는데다, 유력 대기업이 인수를 타진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힐 경우 인수가격은 더 치솟을 수 있기 때문에 공식적으론 부인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실제로도 조단위 자금 투입이 예상되기 때문에 인수 의향서 제출 직전까지 고민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은 최소 6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