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푸틴, 김정은 체면 세웠다"…北 자세 변화 주목
푸틴의 北 체제 보장·6자 회담 필요성 요구 조명
【블라디보스토크=AP/뉴시스】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현지시간) 회담장인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 도착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2019.04.25.
【로스앤젤레스=뉴시스】류강훈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체면을 세우게 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평가했다.
WP는 25일(현지시간) 북러 정상회담과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푸틴 대통령 같은 세계적인 지도자를 만남으로써 하노이에서 개최됐던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구겨졌던 체면을 세울 기회를 가졌다"고 보도했다.
WP가 김 위원장이 체면을 세웠다고 평가한 것은 단순히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났다는 데 있지 않다. 푸틴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주요 발언들이 김 위원장과 북한을 두둔하고, 미국이 주도해온 북한 비핵화 협상에 어깃장을 놓는 것이었던 이유가 더 크다.
WP는 북한이 핵 무기를 포기를 고려하기 위해서는 미국만의 약속이 아닌 북한의 안보와 주권 유지를 위한 국제적인 보장이 필요하다고 푸틴 대통령이 지적한 것에 주안점을 뒀다. 푸틴 대통령이 말한 북한 비핵화를 위한 6자 회담이다.
WP는 "푸틴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에 여러 국가의 개입을 언급한 것은 김 위원장과 일대일 대화를 고수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략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의 북한 체제에 대한 국제적 보장 필요성 주장은 북한의 안보 보장과 국제적 대북제재 완화를 비핵화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려는 북한의 전략을 뒷받침해주는 것이다.
WP는 또한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대신해 북한체제 보장 이슈를 놓고 미국과 중국을 압박할 것이라고도 말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 위원장을 위한 대단한 지원사격이기 때문이다.
WP는 푸틴 대통령이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향후 자세 변화를 짐작하게 하는 발언에도 초점을 맞췄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 같은 동북아 지역 국가의 관여 없이 미국과 한국에 의존해서 한반도의 상황을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실수"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북한 두 나라만의 합의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앞으로 미국을 상대하는 북한의 태도 변화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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