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계부·친모 딸 살해 배경·가담 정도 규명에 총력

계부에 폭행당한 전력 친모 "보복 우려 남편 범행 못 말려 죄송"

친모 소극 가담 주장, 경찰 다양한 가능성 열고 실체 규명 방침

프로파일러 투입 부부 심리 분석 뒤 최초 공모 시점·동기 추궁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자신의 성범죄를 신고한 중학생 의붓딸을 살해·유기한 혐의를 받는 김모(31·사진 왼쪽)씨가 1일 광주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고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이를 공모·방조한 혐의를 받는 친모 유모(39·오른쪽)씨는 전날 광주 동부경찰에 긴급체포됐다. 2019.05.01.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경찰이 중학생 딸을 살해·유기한 계부와 이를 도운 친모를 상대로 공모 배경과 동기, 가담 정도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은다.

친모가 "보복이 우려돼 남편의 범행을 말리지 못했다"며 소극적 범행 가담을 주장하고 있는데다 실제 남편으로부터 폭행당한 사례가 있는 점도 고려키로 했다. 

광주 동부경찰서는 2일 살인·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된 의붓아버지 김모(31)씨와 살인공모·사체유기 방조 혐의를 받는 친모 유모(39)씨를 상대로 공모 배경을 집중 조사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경찰에서 "의붓딸 A(12)양의 성범죄 신고에 앙심을 품었다"며 보복 살해·유기한 사실을 인정했다. "A양을 성폭행하려 하지 않았다"며 강간미수 혐의는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유씨는 경찰 조사 과정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남편의 위력 또는 보복 가능성을 주장했다.

유씨는 "겁이 나 김씨의 범행을 말리지 못했고,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았다. 죄송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펼쳤다. 

경찰은 김씨가 2017년 전후 유씨와 A양을 폭행해 입건된 전력이 있는 만큼, 김씨의 위력 가능성과 유씨의 범행 가담 정도를 세심히 살필 계획이다.
 
다만 유씨가 의도를 갖고 범행을 주도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할 방침이다. 

유씨가 A양의 성범죄 신고를 김씨에게 알린 점, 공중전화로 A양을 친부의 자택 앞으로 불러내 차량에 태운 점, 범행 도구 구입과 살해 당시 차량에 있던 정황 등을 다각도로 고려한다는 설명이다.

경찰은 또 부부가 언제부터 어떤 이유로 범행을 공모했고, 어떤 계획들을 세워 누가 주도했는지 실체를 밝히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을 투입, 부부의 심리와 진술도 분석한다.

유씨가 A양을 불러 차량에 태우기 전 통화를 하고 마중을 나간 것으로 보이는 만큼, 통신 내역도 두루 살핀다.

경찰 관계자는 "최초 범행 공모 시점과 실행 과정을 집중 분석할 계획이다. 범행 가담 정도나 공모 배경에서 일부 엇갈린 주장을 펼치고 있어 이 점도 꼼꼼히 살필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부는 지난달 27일 오후 5시부터 오후 6시 사이 전남 무안군 한 농로에서 A양을 살해하고 다음날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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