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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 공항, 올해도 뽁뽁이 전쟁?

등록 2019.06.25 16: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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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이궁 머문 자리엔 비닐 산더미

액체류에 두르는 뽁뽁이가 주범

현대면세점, 튼튼한 물류상자 이동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뽁뽁이 없는 면세품을 박스에 담는 모습. (사진=현대백화점면세점)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뽁뽁이 없는 면세품을 박스에 담는 모습. (사진=현대백화점면세점)

이예슬 기자 = #지난 16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품 인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면세점별로 인터넷에서 주문한 상품을 찾으러 온 소비자들로 줄이 늘어선 가운데 에어캡 등 각종 비닐 포장이 산더미처럼 쌓여 통행을 방해할 정도였다.

한쪽에서는 따이궁(代工·중국 보따리상) 십 수 명이 인도한 면세품 포장을 부지런히 벗기며 짐을 정리 중이었다. 이들이 매입하는 양이 워낙 많다 보니 한 사람만 포장 해체 작업을 하고 떠나도 남은 자리엔 커다란 여행 가방을 채울 만큼 비닐이 가득했다.

따이궁에 더해 여름 휴가를 떠나는 이가 점점 늘면서 면세점 과대 포장 문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인천공항에서 나오는 비닐은 하루 4~5t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유통업태에 비해 면세점이 유독 과대 포장 이슈가 불거지는 것은 액체류 면세품을 보안 봉투에 넣어야 하는 항공안전 규정과 관련이 있어서다. 국가별 액체류 반입 규정이 다르다 보니 보수적으로 포장을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이 포장지를 뜯어서 버리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규정이 있으니 면세점에서는 상품을 보안 봉투에 포장해 전달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관계자는 "인도장까지 물품을 운반해야 하는 면세업계 특성상 포장을 꼼꼼히 하지 않으면 파손 위험이 크다"며 "특히 화장품 등 액체류 비중이 크다 보니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시내 혹은 인터넷면세점에서 물품을 사면 각 면세점은 이 물건들을 고객 출국일에 맞춰 보세물류창고에서 각 공항 인도장으로 옮긴다. 옮기는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천 소재 행낭을 사용하는데 충격에 취약하다. 면세품이 여러겹의 에어캡, 일명 '뽁뽁이'를 두르는 이유다. 공항에 버려지는 쓰레기 대부분이 바로 이 에어캡이다.

자정 노력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면세품을 공항으로 옮길 때 천 가방 대신 전용 상자를 이용하는 방식 등이다. 현대백화점 면세점이 새로 도입한 'H그린박스'는 LED패널 수출용 물류 상자를 개조해 만든 전용 상자다. 알루미늄 프레임과 강화 플라스틱을 결합해 일반 물류 박스보다 외부 충격에 강하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이 박스를 도입함으로써 매일 사용하는 에어캡의 60%가량인 1900장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69만 장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약 33t을 줄일 수 있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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