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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에르토리코 주지사 하기 싫어"…법무장관, 사실상 승계거부

등록 2019.07.29 12: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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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세요 주지사, 외설채팅 문제로 8월 2일 사임

승계 1순위 국무장관도 채팅방 문제로 물러나

법무장관은 "주지사, 국무장관 빨리 임명하라" 재촉

【산후안(푸에르토리코)=AP/뉴시스】다음달 2일 사퇴하겠다고 발표한 리카르도 로세요 푸에르토리코 주지사가 16일 산후안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2019.7.29.

【산후안(푸에르토리코)=AP/뉴시스】다음달 2일 사퇴하겠다고 발표한 리카르도 로세요 푸에르토리코 주지사가 16일 산후안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2019.7.29.

【서울=뉴시스】남빛나라 기자 = 카리브해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의 리카르도 로세요 주지사가 시민들의 요구로 오는 8월2일 사임하기로 한 가운데 차기 주지사가 될 만한 인물이 보이지 않고 있다. 푸에르토리코 주민들은 로세요 주지사의 외설적인 온라인 채팅이 유출된 뒤 연일 주지사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여왔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은 주지사직 승계 순위에 있는 완다 바스케스 법무장관이 트위터를 통해 "로세요 주지사가 8월2일 전에 국무장관을 임명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애초 주지사 승계 1순위는 국무장관이다. 하지만 루이스 리베라 마린 국무장관이 문제가 된 채팅방의 일원이라는 사실이 드러나 로세요 주지사보다 먼저 물러나는 바람에 현재 국무장관은 공석이다.

그 다음 순위는 법무장관이지만 바스케스 장관은 공개적으로 국무장관 임명을 요청하며 주지사 승계를 거부했다. 바스케스 장관이 주지사 자리에 오르는 데 대해 여론의 반발이 큰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트윗은 시위대가 바스케스 장관이 주지사를 맡아서는 안 된다며 시위를 준비 중이던 시점에 게시됐다. 시위대는 바스케스 장관이 허리케인 피해자들을 위한 물자 관리에 소홀한 혐의를 받는 자들에 대한 수사를 지시하지 않았다고 비난하고 있다.

다음 순위는 재무장관이지만 현 재무장관 프란시스코 파레스는 31살로 너무 젊다. 현행법에 따르면 주지사가 되려면 35세 이상이어야 한다.

차순위는 엘리히오 에르난데스 교육장관 대행이다. 전임 교육장관은 지난 10일 부패 혐의로 체포됐다.

앞서 로세요 주지사와 지인 11명이 나눈 외설적이고 여성혐오적인 온라인 채팅 내용이 유출돼 파문이 일었다. 이 메시지에는 2017년 9월 푸에르토리코를 초토화시킨 허리케인 마리아로 인해 사망한 사람들에 대한 농담이 담겼다. 성차별적이고 여성혐오적인 표현도 포함됐다.

푸에르토리코 정부가 공식 발표한 허리케인 마리아 사망자만 2975명이다. 하버드대학 조사팀이 추정한 사망자 수는 무려 4645명에 달한다.

로세요 주지사는 사임하지 않되 재선에는 도전하지 않겠다며 시위대를 달래려 했으나 연일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자 끝내 사임을 발표했다.

그는 320만명의 미국 시민권자가 살고 있는 푸에르토리코 현대사에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임한 최초의 주지사로 남게 됐다고 A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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